속어이기는 하지만 포털사이트의 각종 ‘사전’에 나오는 것을 보니 ‘먹튀’라는 단어도 이미 보편성을 획득한 듯싶다. 네이버 지식백과의 ‘대중문화사전’을 보니 <‘먹고 튀기’의 줄임말. 프로 스포츠 리그에서 높은 계약금이나 연봉을 받고 이적한 선수가 대우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기대만큼 열심히 경기에 임하지 않는 모습으로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을 실망시키는 경우에 사용된다. (중략) 본래의 의미와 달리 그 쓰임이 확대되어, ‘단순히 이익만을 취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일’에 두루 적용된다. 가령 실망스런 미팅이나 사기성 결혼, 과외를 빙자한 사기성 아르바이트, 치고 빠지는 유동성 자본을 가리킬 때도 사용된다.>라고 규정돼 있다.
그런데 이 ‘먹튀’의 울림이 불법사설토토에서는 훨씬 크다. 불법사이트를 애용하는 유저들에게는 ‘가슴이 철렁하는’ 뉘앙스를 지닌다. 고대하던 고액당첨이 나왔는데 불법사이트 운영자가 돈을 내주지않고 도망가는 행위를 뜻하기 때문이다. 당첨금은 물론 원금도 받지 못한다. 일부 ‘양심(?)’적인 사이트운영자가 가끔 원금은 돌려주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도 명백한 사기다. 현실부터 진단하자면 불법사설토토에서 고액당첨이 나왔을 때, 먹튀가 발생하는 비율은 70~80%에 달한다. 대부분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영업을 하는 까닭에 정확한 파악이 힘들지만 현재 1만개 이상의 불법사이트가 있다. 여기서 고액당청금을 내주지 않는 경우가 열이면 칠팔이니, 업계에서는 연간 그 피해액을 10조~12조 원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참고로 고액당첨은 사이트마다 다르지만 300~500만 원선이다.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금액은 사이트마다 당첨상한액을 300~500만 원 선으로 제한했기 때문이고(프로토 게임의 경우), 사이트 운영자측에서는 고액당첨자가 수십명에서 수백명까지 나오기 때문에 그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런데 이 불법토토의 ‘먹튀’에서 사실 ‘튀기’는 없다. 사이트운영자가 해당 아이디를 차단하거나, 혹은 문제가 커질 성싶으면 아예 디자인을 바꿔 도메인을 변경해 버리기 때문이다. 즉, 버젓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당첨금만 지불하지 않는 명백한 사기행위인 것이다.
문제는 이런 먹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피해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사이트운영자가 기본적으로 숨어서 영업을 하는 까닭에 찾아내기가 어렵고, 법에 의지할 수가 없다. 예전에는 사이버불법도박에 대해 운영자만 처벌했지만 현재는 이용자도 처벌한다. ‘어차피 운영자는 잡기가 어려운 까닭에 이용자를 처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 법을 개정한 것인데 이것이 ‘먹튀’ 확대를 불러왔다. 이용자는 신고해봤자, 어차피 원금 및 당첨금을 받지 못하는 데다가 추가로 벌금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신고자가 없는 것이다. 운영자들도 이런 맹점을 정확히 아는 까닭에 서스럼없이 먹튀를 감행하는 것이다.그렇다면 이용자들은 왜 이처럼 보편화되고 있는 먹튀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불법사설토토를 이용할까?기본적으로 합법토토(스포츠토토)는 게임의 다양성과 배당이 크게 떨어지고, 실시간 충환전이 되지 않는 등 자신들의 도박욕구를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액당첨(대박)이 나오면 돈을 날릴 위험이 있는 줄 알면서도 소액(소박)이라도 이득을 지속적으로 챙기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면 해결책은 두 가지다. 합법영역을 확장하는 것과, 이용자들이 ‘먹튀’의 위험성을 각인하고 불법사설토토 이용을 자제하는 수밖에 없다. [컴퍼스·인포가이드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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