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KGB 시절부터 몸에 밴 보안 전략 美 NSA 도감청 실패 정보전 속수무책
‘푸틴의 아날로그식 정보전 대응이 최첨단 디지털로 무장한 오바마를 눌렀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러시아 스파이들의 민감한 정보를 감추는 기술, ‘마스키로프스카’란 단어를 인용하며 휴대전화가 없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무선 침묵’(통신을 하지 않는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24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도ㆍ감청하며 최고의 첩보수집 능력을 자랑했던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푸틴의 보안구멍을 찾지 못하고 결정적인 시기에 정보입수에 실패하면서, 러시아의 전광석화 같은 크림반도 침공 작전에 속절없이 당했다.
통신 사용을 자제하고, 최대한 정보를 숨기는 러시아의 철통보안에 미국은 러시아의 병력이동을 빤히 지켜 보면서도, 지도부 정보 교신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크림반도 침공 계획을 사전에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의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시절 몸에 배인 습관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타임은 푸틴이 인터넷 세대도 아니며, 휴대전화와 문자메시지 사용에도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2005년 초 대통령 집권 2기를 시작하면서 “휴대전화는 없다”고 밝혔으며, 2010년엔 “집 전화도 안 받는다”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푸틴의 기술 공포증은 과거 KGB 시절에서 비롯됐다. 그는 KGB에서 철저한 도청 훈련을 받았다.
2010년 국영 TV 방송에 들고나왔던 휴대전화로 보이는 장치도 일반적인 것이 아닌 검은색 벽돌같은 투박한 장치였다.
2012년 60세 생일을 맞아 국영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의 책상이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됐을 당시 집무실 책상 위엔 컴퓨터가 있었으나, 푸틴은 “뉴스를 보는 용도로 쓰진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타임은 크림공화국을 공식 합병한 지 이틀 뒤인 20일, 푸틴이 기업인들과의 회동에서 누군가 인터넷을 통해 찾은 문서를 인용해 말하자 “그런 것은 보지 않는다”고 응수하며 “당신이 살고 있는 그 인터넷이란 공간 말이오”라고 이야기했던 최근의 일화도 소개했다.
수년 간 미 NSA의 도청을 당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달리 푸틴은 휴대전화 메시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도 사용하지 않아 외국 정보원들로서는 공략하기 어려운 목표다.
러시아 보안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있었던 G20 정상회의 당시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이 당시 대통령이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에 대한 도감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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