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ㆍSNS 사용 증가로 모욕ㆍ명예훼손 고소 급증 - “올해 ‘고소공화국’ 오명에서 벗어나는 원년으로 삼아야”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당사자가 직접 수사기관에 제기하는 고소 사건이 6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제3자가 제기하는 고발 사건은 같은 기간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새해를 우리사회에 만연한 고소 문화를 타파하고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을 아끼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검찰청 ‘2015 형사사건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형사 사건은 178만6757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이 중에서 고소ㆍ고발 사건은 47만229건으로 전체 28.3%를 차지했다. 형사사건 10건 중 3건이 여기에 해당하는 셈이다.
당사자가 직접 수사기관에 제기하는 고소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접수된 숫자는 39만7651건으로 조사됐다.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반면 제 3자가 제기하는 고발 사건은 7만2578건으로 전년보다 6% 가량 줄어들었다. 2009년 한 해 동안 13만건 넘게 고발 사건이 접수된 것에 비하면 반토막이 난 것이다.
한국은 고소ㆍ고발이 유달리 많은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인구 1만명당 고소ㆍ고발 건수는 약 73.2건로으로 우리와 법체계가 비슷한 일본(1만명당 약 1.3건)에 비해 60배 가까이 많다.
이처럼 고소가 늘어난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스마트폰 보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증가로 인한 모욕죄와 명예훼손 관련 사건의 급증이 꼽힌다.
검찰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전체 명예훼손ㆍ모욕사범은 3.8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전체 고소 사범 중에 약 10%가 여기에 해당한다.
여기에 국민들이 민사 소송으로 풀어야 할 갈등까지 국가 형벌권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 점도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민사상 손해배상의 경우 원고가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려면 변호사를 선임하고 증거도 확보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형사 소송은 고소ㆍ고발장만 내면 수사기관이 알아서 사건에 대한 진행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올해는 우리 사회가 고소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한국은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명예훼손ㆍ모욕 등 피해로 인한 민사적 손해배상 금액이 대체로 낮아 형사고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며 “손해배상 금액 상향 등 실효성 있는 규제책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분쟁 절차를 활용하게 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법당국의 강력한 대응도 주목된다. 지난해 대검찰청은 특정인에 대한 비하ㆍ욕설 등이 포함된 악성 댓글에 해당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기소하기로 하고, 합의금을 목적으로 고소를 남발하거나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한 경우에는 공갈죄ㆍ부당이득죄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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