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독일은 1인당 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한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다. 세계 최고의 제조업 강국이면서도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같은 독일 경제의 비결로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기업 투자 유치 및 지원’을 꼽았다. 연방제 국가인 독일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효율적인 분권체제를 이루고 있다. 독일 작센주는 기계와 자동차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2001년 BMW에 6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촉진 정책을 썼다. 작센주는 1991년 이후 지역성장률이 독일 내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반면 한국은 지난 12일 ‘지역주도 맞춤형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미흡한 상황이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 계열사 1700여개 중 지역에 소재하는 기업은 508개에 불과하고, 매출액 100대 기업 중 13%만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

유연한 노동시장도 독일경제의 밑바탕이 됐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후 동독의 저렴한 노동력이 밀려들면서 과거 팽팽했던 산별노조와 사용자 간 세력균형이 깨졌다. 그 결과 임금협상 방식이 과거 산별노조 협상에서 기업별 협상으로 바뀌면서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이 현저히 떨어졌다. 2010년 종업원 10인 이상의 독일기업 41%가 산별노조 등의 집단적 합의 없이 임금을 결정했다.

독일정부는 기업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기업들의 조세부담도 완화했다. 1981년 56%에 달하던 최고세율을 2008년 15%(한국 22%)까지 낮췄다. 당초 35%였던 가업상속 공제율도 2009년에는 일정요건 충족시 85% 또는 100%로 인상했다.

반면 한국은 최근 각종 세제혜택을 축소하는 등 기업 세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은 2010년 14%에서 차츰 올라 올해 17%에 달한다. 한국은 독일에 비해 가업상속 여건도 열악한 편이다. 독일은 과표 387억원 초과시 최고세율 50%를 적용하는데, 한국은 과표 30억원만 초과해도 최고세율 50%를 부과한다.

지방정부와 연방정부, 유럽연합으로 이어지는 기업에 대한 ‘3중 지원망’도 독일 기업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EU가 지원분야 및 대상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독일 연방정부가 자국 정책목적에 따라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지방정부가 지자체 실정 및 정책목적에 따라 구체적인 투자지원 대상과 방법을 정하는 방식이다.

전경련 김용옥 경제정책팀장은 “독일 사례는 기업 투자에 적극적인 지역 경제 환경 뿐만 아니라, 통일과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동북아 지역경제 통합, 지방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우리에게 벤치마킹 모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