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서울 한 초등학교의 2년차 교사인 A씨는 새학기 컵스카우트 지도교사(지도자)를 맡았다 교사 등록비 2만원과 10만원 상당의 단복을 사비로 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 학교와 스카우트연맹에서 지도교사를 위해 지원해주는 예산은 없었다. 막내라는 이유로 억지로 떠맡은 터라 불만이 터져나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교사는 “청소년단체는 정식 교육과정도 아닌데 야외 활동이 많아서 사고 우려가 크다”며 “학교에서 많은 교사들이 청소년단체 담당을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단체활동의 추억을 만들어주었던, 스카우트 등 청소년단체들이 최근 초등학교 교사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전락하고 있다. 가입자 수도 크게 줄어들어 학교 안팎의 관심도 없는데 억지로 떠맡아 업무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일부 교사들은 “가입을 원하는 학생들이 지역 단위로 가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7일 각 청소년단체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청소년단체의 수는 스카우트(컵스카우트) 31만 명, 청소년연맹(아람단ㆍ누리단ㆍ한별단)은 27만 명이다. 한창 절정을 이루던 90년대 후반 38만 명, 45만 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숫자다.
이처럼 숫자가 줄어든 이유는 최근 중고등학교에서는 입시위주 교육으로 청소년단체에 가입하기 힘들고, 가입을 원하는 학생들은 지역 단위로 가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는 여전히 학교에서 가입자를 모집한다. 학교에서 담당교사를 정하고 학부모들에게 안내문을 보낸 후, 교사가 직접 연맹에 가입신청서를 보내는 방식이다. 교사의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주말에 있는 각종 야외 활동과 단체 인솔 등을 도 교사의 몫이다. 초등학교 교원 관련 커뮤니티의 한 교사는 “교원의 정식 업무가 아니다보니 학교 수업과 다른 업무와 병행해야 한다”며 “연맹에서 교사들을 공짜로 부려먹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과중한 업무를 하고도 교사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청소년단체를 위한 예산을 약 9800만 원 확보하고 있지만, 15개 가량의 청소년단체에 지급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여성가족부 역시 “우리 소관 비영리법인이긴 하지만 우리 업무는 청소년단체 활동 활성화 진흥정책이므로 예산지원은 없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 교육청에서 승진가산점을 주는 등 대안을 마련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가 일부러 가입학생을 줄이는 등 청소년단체를 축소하는데 앞장서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청소년연맹 관계자는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승진 가산점을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비영리법인이라 어려움이 많다”며 “교사들에게 직접 어려움을 듣고 해결하기 위해 예산을 할애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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