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ㆍ강승연 기자] 지난 17일(한국시간) 단행된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의 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런 금리 상승의 움직임은 미국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본격화하며 지난달 국내 16개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평균 3%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 움직임에 실수요자들은 변동 금리를 고정 금리로 전환해야 할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지고 있다.

[사진=헤럴드DB]
[사진=헤럴드DB]

▶금리 인상 여파 대출 평균 금리 3% 돌파= 지난달 기준 국내 16개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평균 3%대를 넘어섰다. 미국금리는 지난 17일 올랐지만 인상 여부가 예고된 만큼 시장금리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하락세를 보이던 분할상환 방식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반등하며 평균 2%대에서 3%대로 올라섰다. 은행들의 제시금리는 2%중반부터 시작했지만 가산금리 등이 반영되면서 지난달부터 실질적으로 주담대 금리가 3%를 넘어선 셈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결정된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은행권이 실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3.05%로, 전달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9월 연 2.95%까지 떨어진 분할상환 주담대 금리가 10월 동결된 데 이어 11월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연 3.22%)이었고 가장 낮은 곳은 광주은행(연 2.85%)이었다. 전달대비 상승폭이 가장 높은 곳은 KB국민은행(0.25%포인트)였다.

일찌감치 연 3%대에 진입한 일시상환방식 주담대 금리도 오름세다. 지난달 취급된 은행권 일시상환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3.26%로 전달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연 3.21%로 금리가 가장 높았고 SH수협은행이 연 3.00%로 가장 낮았다. 가장 많이 올린 곳은 경남은행(0.14%포인트)이였다. 일시상환 방식의 주담대는 대부분 변동금리로 취급되는데 미국금리인상에 앞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신규코픽스까지 상승세로 반등하면서 매달 오름세가 뚜렷하다. 신용대출과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금리) 금리도 상승 가도다. 지난달 취급된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51%로 전달(연 4.48%)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신용한도 대출금리 역시 같은 기간 연 4.47%에서 연 4.50%로 0.03%포인트 뛰었다.

▶ 고정금리로 전환해야 하나…대출 전환 문의 급증=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려 시중금리가 조금씩 오르자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국내 시중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원리금ㆍ이자 상환 부담이 늘기 때문에 고정금리로 전환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시중 은행 창구들에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대출 전환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기존 대출자뿐 아니라 주담대를 받으려는 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내년 하반기 결혼을 앞두고 주담대를 알아보고 있는 직장인 강모(30)씨는 “금리가 계속 오를지 몰라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관계자는 “기존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가 오를 것으로 생각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나은지 문의하러 오고 있다”면서 “하루에 5∼6명 정도가 금리 문의를 위해 은행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갈아탈지 고민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대출 갈아타기’는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입을 모은다. 한은이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부동산 경기도 예전보다 가라앉았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소폭의 변동만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KB국민은행 공성율 목동PB센터 PB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시점에서는 시중금리가 미국 금리 인상 기조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당분간 변동금리 대출을 유지하다가 기준금리가 오르는 시점에서는 고정금리를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이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올해 6~9월 고정금리가 2%대 충후반으로 최저 수준이었을 때 갈아타는 게 가장 유리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받았던 변동금리가 3% 후반이었다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