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심리적위축 영향 거래감소 전문가 “고점비해 낮아 더 오를듯”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구현대 아파트가 전력질주를 위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강남구청의 안전진단 심의를 통과해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채비를 마친 영향이다. 그동안 ‘도곡동→반포→서초’로 옮겨갔던 강남 ‘제1의 부촌(富村)’ 타이틀을 되찾아 올 조짐도 감지된다. 지난달 3.3㎡당 거래가격이 5000만원을 훌쩍 넘긴 곳도 있어 고분양가 논란의 진원지인 신반포자이를 압도했다. 지난 22일 구현대 단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재건축 사업이 시작되기까지 오를 여지가 남아 사회적으로 관심을 덜 받길 원한다”고 귀띔했다. ‘태풍의 핵’에 압구정 구현대가 똬리를 틀고 있는 셈이다.

압구정지구 아파트값 오름세는 급격하다. 특히 올림픽대로와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구현대 1~4차가 도드라진다. 23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구현대 3차 82.5㎡형은 지난 11월 1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9개월 전(11억6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올랐다. 3.3㎡당으로 계산하면 5150만원이다. 분양가가 비싸다는 신반포자이(4250만원)와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4240만원)보다 약 1000만원이 높다. 구현대 3차와 1차, 성수대교 남단 교차로 건너편에 있는 현대8차와 한양아파트의 오름세도 꾸준하다.

거래량은 다소 줄었다. 지난 4월 48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2월 현재 34건에 그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이와 관련해 “겨울잠에 든 것”이라며 “재건축 기대감으로 호가는 올랐지만, 비수기 특성과 내년 주택시장 악재 등 심리위축으로 거래가 줄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내년에 더 오를 걸로 보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구현대에 10년 넘게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주민은 “내년 봄바람이 불면 압구정지구 가치가 더 오르지 않겠냐”며 “다만 거품논란이 회자되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거품 논란에 대해 “한강 르네상스 계획으로 활황기를 이룬 2009년에 비하면 현재 압구정지구 아파트값은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며 “아파트값 오름세를 거품으로 단정짓기엔 무리이며, 가격 방어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1970년대부터 명맥을 이어온 지역으로 입지적 장점이 뛰어나고 지역 충성도도 높지만 사업속도는 더뎠던 편”이라며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 따라 향후 개발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며, 장기적 안목으로도 기대치가 높다”고 했다. 그는 고분양가에 관해선 “과거 고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면서 “현재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재건축 사업 속도와 향배에 따라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압구정지구 재건축은 지난해 구현대 아파트가 안전진단 D등급을 받으며 의미있는 첫 발을 뗐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추진위원회 설립과 계획설계, 조합인가 등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과 신사동 일대를 묶은 압구정지구 총 24개 아파트를 구역별로 나눠 대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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