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증권사 PB11명 연말계획 설문
연말 저녁약속 하루 1.6개 빠듯 매일 쪽잠…“쉬고 싶다” 손꼽아 자산운용 규모 1000억원대 7명 내년 주요투자국 美 5명·中 1명
“연말까지 저녁마다 세 탕씩 뛰어야 해요. 사실 가장 신경쓰이는 모임은 같은 일 하는 사람들(PB:프리이빗 뱅커) 모이는 자리죠. 물론 친하지만 ‘밀리면 안된다’는 경쟁심리도 있어서…일부러 옷도 평범하게 입기도 합니다”
수천억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주무르는 사람들은 연말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24일 헤럴드경제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KDB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에서 운용실적이 뛰어난 PB 11명을 추천받아, 그들의 삶을 들여다 봤다.
설문과 인터뷰 결과, 호화로운 연말을 즐기고 있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그들의 삶은 차라리 소박하고 많이 지쳐있는 또 하나의 ‘미생(未生)’ 이었다.
▶연말까지 저녁약속 하루평균 1.6개?= 연말까지 저녁 약속은 하루평균 1.6개였다.
대부분 클라이언트(고객), 지인, 회사 회식이었다. 하루 1개 소화한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지만, 1일 2개가 3명, 3개 이상 겹쳤다는 답도 2명이나 했다. 설문에 응답한 한 PB는 “보통은 식당을 멀지 않게 잡아 1차 하고 옮기는 식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저녁 약속 장소로는 일반 고급 식당(10명)을 가장 많이 잡는다고 했다. 호텔 레스토랑은 1명에 불과했다.
조용히 이야기하기 편하고 음식이 맛있는 곳을 찾는단다.
주종은 소주(2명), 맥주(2명), 와인(3명), 폭탄주(4명)으로 고루 나타났다. 폭탄은 양주 폭탄보다는 소맥(소주+맥주)을 선호했다.
보통 저녁자리의 주제는 무엇일까.
설문에 응답한 또다른 PB는 “클라이언트에 맞춰 증시동향, 시장전망, 골프, 클래식, 미술, 공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클라이언트에 주는 선물은 와인이나 홍삼, 공연 티켓 등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개별 취향에 맞게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가족이랑 시간을=연말까지 가족과 시간을 하루도 보내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의무휴가 소진도 해야하고, 며칠은 같이 보내려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가족과는 3일 이상 같이 보낼 것이라는 사람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2일(4명), 1일(2명)을 보낸다고 답했다.
다만, 가족과 연말계획은 특별한 것 보다는 한 끼 식사(5명)가 가장 많았다. 여행은 3명(국내 2명/해외1명)이었고, 특별한 일정 없이 집에서 쉰다는 사람도 2명이었다.
▶연말에 가장 하고 싶은건 ‘휴식’= ‘쉬고 싶다’, ‘휴식’. 심지어 ‘자고 싶다…’. 연말까지 가장 하고싶은 일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하루 사무실 근무시간이 11~13시간, 취침시간이 6시간 내외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주 운용처가 주식인 경우는 더 심하다. 하루 2~3시간 쪽잠이 이어진다. “저녁에 유럽시장 여는거 보고 처리하고, 11시 넘어 미국시장 열면 좀 지켜보다가, 새벽에 또 확인하고 출근 준비하며 마감시황 본다. 아내와는 주중엔 각 방 쓴다”며 “쉬고 싶다”고 토로했다.
▶내년에는 해외 선진국 투자를= 응답한 PB들의 자산운용규모는 1000억원 이하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5000억원 이상도 1명있었다. 그들의 눈은 선진국에 가 있었다.
현재 주 투자처는 해외 선진주식(5명)이 가장 많았고, 선진국 채권도 2명 있었다. 국내주식도 4명이지만, 신흥국 주식과 채권 국내채권으로 운용한다는 답변은 없었다.
내년 주 투자국가도 미국(5명), 유럽(4명), 일본(1명) 등 선진국이 우세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투자할 것이라는 답변은 1명만 했다.
이한빛ㆍ문영규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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