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신한류 첨병인 아이돌 스타들이 소속된 가요기획사들이 중국 자본과 손을 잡고 대륙의 벽을 뚫고 있다.
지난 6일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가 중국 미디어 회사와 손을 잡고 현지 진출 소식을 알렸다.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EXID의 중국 매니지먼트 업무 협약을 맺은 미디어 회사 ‘프로젝트바나나’는 중국 부동산 재벌 왕젠린(王健林) 완다 그룹 회장의 아들 왕쓰총(王思聰)이 대표로 있다.
막강한 자본력으로 국내 엔터업계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기업들로 인해 가요계의 변화도 하루가 다르게 감지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많은 가요기획사들이 중국 자본과 손을 잡았다.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가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민영기업 쑤닝 유니버셜 미디어로부터 33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아이유가 소속된 로엔엔터테인먼트도 중국 인터넷 기업 ‘르TV(Letv)’와 손 잡고 중국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걸그룹 씨스타와 케이윌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위에화 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들의 현재 매니지먼트를 전담하고 있다. 올해엔 스타쉽과 위에화가 합작해 만든 걸그룹 우주소녀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올해 중국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SM의 아티스트 육성 노하우를 중국에 이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바이두와 중국 내 음원 독점 유통권을 확보하며 중국 음반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YG엔터테인먼트 역시 중국 텐센트와 음원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가요기획사들은 이미 5~6년 전 공급이 넘쳐 수요가 한정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목격했다. 중국은 그러나 보다 큰 수익을 안길 수 있고, 이 곳을 발판 삼아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는기회의 시장이다.
때문에 ‘차이나 머니’의 공습을 바라보는 관계자들의 시각 역시 두 가지로 나뉜다. ‘윈윈전략’이라는 입장과 ‘자본 잠식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후자의 경우 물 밀듯이 쏟아지는 자본의 영향으로 콘텐츠 생산의 주체를 빼앗길 수 있다는 비관론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과거 대만은 지금의 한국처럼 컬쳐테크놀로지가 중국보다 뛰어났으나 몇 십년간 방송 포맷, 아티스트들의 노하우가 흡수당한 이후 추락 일로에 놓였다”며 “연예기획사나 제작사가 중국자본을 받아들일 때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물론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중국시장이 한계에 봉착한 국내시장을 넘어 엔터업계의 성장과 활로 개척에 방향성을 제시하리라는 입장이다. 국내 엔터기업이 중국 자본과 손을 잡는 이유는 이를 위해서다. 하루가 다르게 규제가 강화되는 중국 시장의 장벽을 뚫기 위해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협약 혹은 투자로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에선 이제 막 가속패달을 밟고 있는 문화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K-팝스타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검증받은 한국에 큰 매력을 느낀다. 이 시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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