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검은 복면을 쓰고 얼굴 표정을 숨긴 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크림 내 우크라이나군을 제압한 러시아군.
장갑차가 크림 벨벡 공군기지 철문을 뚫고 돌진하는 CNN 영상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군 관계자들의 러시아군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게 만들었다.
술에 취한 채 경계를 서는 등 해이했던 정신상태, 장비 노후화로 인한 잠수함 침몰, 통신도 제대로 되지않아 우왕좌왕했던 과거의 러시아군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국방 예산 증액과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군 현대화 작업에 착수한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말 그대로 ‘환골탈태’한 군사력을 과시했다.
▶개인 전투력 향상, 장비 보급 프로그램으로 ‘전사’ 양성=특히 중점적으로 개선된 부분은 개인 전투력, 통신능력 강화와 전자전 대비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크림 지역에 파견된 러시아군의 모습에서 암호화된 통신장비가 소부대 단위에까지 보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군 현대화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군 수뇌부와의 회의에서 “우리의 목표는 현대화, 차량화되고 잘 갖춘 장비로 무장한 병력이 모든 잠재 위협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고 평화를 보장하며 조국과 동맹국, 국민들, 국가의 미래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러시아군이 크림반도에 전광석화처럼 진격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통신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러시아 군사 전문지 ‘국방산업지’(Military-Industrial Courier)의 미하일 코다료노크 편집장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병력관리의 기초인 통신문제가 있었다”며 “암호화 통신을 비롯한 모든 통신장비 개선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푸틴은 전사란 뜻의 ‘라트닉’ 프로그램을 통해 신형 방탄모, 방탄조끼, 고글, 무릎보호대, 전투복, 통신장비, 위치추적 장비부터 소화기에 장착하는 야간투시경, 열영상장비에 이르기까지 개인 전투력 증강을 위한 장비개선에 힘썼다. 소부대 단위 암호 통신장비 지급도 이를 통해 가능했다.
또한 NYT는 라트닉 프로그램 진행 정도가 이번 크림 사태를 통해 확실히 알려졌다고 평가했다.
도로에는 전자전 장비인 신형 타이거-M(Tigr-M)과 R-330Zh 재밍(교란) 기지가 설치됐다. 두 장비는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과 위성전화 신호를 차단할 수 있다.
▶러시아군 개혁 트렌드, ‘기동성’과 ‘전략 핵 무기’ 강화=러시아군은 크림 반도 사태가 본격화된 지 불과 이틀 만에 수천 명의 병력을 증강시켰다. 96시간 만에 분쟁지역에 투입되는 미국의 신속배치여단, ‘스트라이커 부대’와 경쟁하듯 빠른 속도다. 현재는 4만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됐다고 보고될 정도로 순식간에 병력이 불어났다.
이는 차량화에 집중하면서 기동성을 중시한 러시아군의 전략이 빛을 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 전문가 알렉산드르 골츠는 “러시아군 개혁에는 두 가지 큰 트렌드가 있다”며 “하나는 러시아를 공격하려는 시도를 막는 전략 핵 무장 강화이며 두 번째는 조지아 전쟁이나 이번 우크라이나 작전, 혹은 어디든 분쟁지역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는 빠른 병력 전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개혁의 결과로 러시아가 옛 소련 붕괴 후 주변국보다 완벽한 우세를 점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체첸과 조지아에서의 전쟁 경험을 통해 이같은 전략 강화와 개선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실제 전투가 벌어지지도 않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겨루기에는 아직 멀었다”며 “아직 개선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도로에 주저앉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과감한 투자와 처우 개선, 러시아의 다른 노력=푸틴 대통령이 2009~2012년 대통령직을 잠시 떠나 있으면서 개인적인 우선과제 중 하나는 군 개혁이었다.
그가 2012년 대통령으로 복귀하던 해, 러시아 군 예산은 소치올림픽 준비와 함께 예산이 크게 증가했다. 동시에 그해부터 병사들의 처우 개선도 이뤄졌다.
봉급도 무려 3배 가량 뛰었으며 일반 병사와 부사관급 군인들의 경우 월급이 700~1150달러 수준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주택 및 교육에 대한 복지 수준도 향상됐다.
지난 2월 장교들과의 만남에서 푸틴은 “군에 복무하는 이들은 적절한 급여를 받아야 한다고 언제나 생각했다”며 심지어 “다른 기술 전문가들이나 경제 전문가들, 행정직, 기타 민간부분 근로자들보다 더 받아야 한다”고 까지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추세와 함께 러시아의 국방예산은 점차 증가할 예정이다. 올해는 800억달러(약 84조6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기 침체 위기에도 불구하고 2016년까지 1000억달러(약 106조원)까지 늘릴 전망이다.
여기에 푸틴은 기동성 강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사상 최대 규모인 16만 명의 병력 차량화를 위한 법안도 제출해 러시아 전역의 위협에 대응하기로 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중위소득 70%’에 발목 잡힌 기초연금 개편…소득 보장 실효성 낮고 재정부담 가중[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907.67992ac2e89a4eddbffab50b901154f7_T1.jpg?type=h&h=240)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