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이어 화학계열사도 합병…사업구조 재편 잰걸음
소재 원재료 되는 석화 등 유사 사업 통합 자산 2조5000억 거대 화학 소재기업 탄생 수익성 낮은부문 정리…신사업개척 탄력 기대 정밀화학 · BP 등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2일 합병으로 연매출 2조6000억원, 자산 2조5000억원의 화학 소재기업이 탄생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석유화학 부문을 ‘규모의 경제’로 묶어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려는 것이다.
삼성은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그룹 내 소재 부품 사업을 수직계열화하는 한편, 그 원재료가 되는 석유화학 사업에서도 유사 사업을 묶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석유화학산업은 중국의 자급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세계 경기 침체로 제품 수요가 감소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셰일가스의 부상도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폴리에스테르의 원료인 PTA(고순도테레프탈산)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삼성석유화학은 계속된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2012년 당기순손실이 73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421억원의 적자를 냈다. 향후 중국의 PTA 자급률이 계속 증가할 전망이어서 수익성 개선이 당분간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은 이번 합병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신사업 개척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종합화학이 수천억원대 자본을 보유한 지주사인만큼 PTA만 생산하던 삼성석유화학이 신사업을 진행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일단 삼성석유화학이 진행하던 PTA 사업을 그대로 지속하는 한편, 신사업으로 위기를 타개할 방침이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PTA 생산 라인에서도 조만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 법인이 세계 경제에 따라 부침을 많이 타는 PTA 사업 외에도 좀더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삼성종합화학도 이번 합병으로 삼성 내 화학 계열사의 주축으로 거듭나게 됐다. 삼성종합화학은 2003년 프랑스 화학업체 토탈과 자회사 삼성토탈을 세운 후 사업시설을 삼성토탈에 모두 이관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하면서 연산 200만t의 PTA를 생산할 수 있는 울산ㆍ대산공장 등 생산시설을 갖추게 됐다.
다른 삼성화학 계열사인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 등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정밀화학은 생분해성 수지와 폴리실리콘, 2차전지 활물질을 만들어온 화학 소재 전문기업이다. 삼성 화학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사이기도 하다. 삼성정밀화학은 삼성SDI가 지분 11.49%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삼성전자(8.39%) 삼성물산(5.59%) 제일모직(3.16%) 순으로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이 중 최근 합병을 발표한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지분이 15%에 달한다. 삼성정밀화학이 최근 2차전지 활물질 등 첨단 소재 부문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하고 있어 삼성SDI와 사업 연계성도 뚜렷하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인 삼성종합화학이 상장사인 삼성정밀화학을 흡수 합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업무 연관성이 높은 삼성SDI 쪽이 더 유력하다”고 했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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