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강남의 30억원대 재산가 A씨는 자산관리 상담을 위해 최근 증권사 2~3곳을 찾았다. 하지만 혼란만 더 커졌다. 증권사마다 추천 상품과 유망 투자처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평소 친하게 지내던 PB(프라이빗 뱅커)로부터 ‘자산배분형 상품’을 소개받았다. 최적 투자처를 전문가들이 그때 그때 조절해주는 상품이어서 ‘따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상품에 가입했다.
▶불안한 슈퍼리치, 똑똑한 자산배분형 상품에 꽂히다=슈퍼리치들이 자산배분형 상품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급변하는 시장 변화 속에 기대 수익률 충족과 리스크 관리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접하기 힘든 해외 부동산과 주식까지 다룬다는 점도 까다로운 슈퍼리치의 입맛을 맞추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자산배분형 상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운용역이 적절하게 조절해가면서 투자하는 상품을 일컫는다.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며 자산배분형 랩과 자산배분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자산배분펀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블랙록 글로벌 자산배분펀드’에는 올해 들어서만 1594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지난해 총 유입금액인 1175억원을 3개월 만에 넘어섰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미국다이내믹 자산배분펀드’ 역시 3월 한 달 동안 21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증권사의 자산배분형 랩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소가입금액이 5000만원인 신한금융투자의 ‘오페라(Opera) 2.0’은 지난 1분기에만 200억원 넘게 판매됐다. 가입금액 1000만원 이상의 KDB대우증권의 ‘폴리원(Folione)’의 경우 올 들어 자금이 약간 빠져나가긴 했지만 총 2000억원 정도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수익률 천차만별…결국 운용역의 실력이 ‘관건’=하지만 자산배분형 상품의 수익률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수익률 기준으로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있는 반면, 마이너스에 그친 펀드도 적지 않았다. 운용역의 실력이 결국 수익률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블랙록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는 지난 1년 수익률이 10.10%로 전체 자산배분펀드 중 가장 좋은 성과를 올렸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의 대표 펀드 중 하나로 글로벌 40개 국가의 주식ㆍ채권 등을 총망라해 투자하는 점이 강점이다. 블랙록의 매튜 에스테스 전략가는 “최근에는 이 펀드의 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주식과 현금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 미국다이내믹 자산배분펀드도 지난해 설정 이후 7.5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생명 뉴욕법인이 주식 부문을, 뉴욕생명의 계열사이자 채권운용 전문회사인 맥케이쉴즈가 채권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강남에 있는 한 증권사 PB는 “시장의 방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때일수록 자산배분형 상품이 제격”이라면서 “운용역의 전반적인 성과를 감안해서 슈퍼리치들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자산배분펀드 가입 전에는 해당 펀드의 투자 자산 편입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미리 확인하고 투자 이후에도 성과 달성을 위해 사전에 정해진 전략과 규칙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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