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제주폭설로 인한 교통마비로 수만명의 발이 묶인 가운데, 천재지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여행지 현지에 머물러야 하는 관광객의 숙식 등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관광객이 항의하고 공항 노숙객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천재지변으로 어쩔 수 없다보니 공항당국이나 항공사로서도 어떤 답변을 내놔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승객은 호텔을 떠나 공항에 도착해서야 결항 소식을 접하고는 오도가도 못한채 공항 로비에서 노숙하고, 그나마 일찍 문자를 받은 관광객은 자신이 머물던 호텔에 연박(連泊)을 신청해 추가 요금을 부담하는 등 상황도 제각각이다.
23일 오후부터 결항사태가 빚어졌고 공항이 정상화되려면 빨라야 26일 오후가 되어야 하는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제주를 떠나지 못하는 여행객은 최소 3일치 숙식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천재지변에 의한 추가비용은 원칙적으로는 여행객 부담이다. 그러나 하늘 탓만 하면서 모든 책임을 여행객이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한다는 데 대해 반론도 만만찮다.
“지자체가 제설만 빨리 했다면….”, “공항당국이 보다 신속히 움직였더라면…” 등의 반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공사, 호텔, 여행사는 나름대로 어느 선까지 책임을 분담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비용을 일부 부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준은 없다.
A여행사 관계자는 25일 “불가항력적 상황일 경우 숙소마련 등을 편의만을 제공한채 나머지 비용은 고객 부담으로 하지만, 기상악화 등 갑작스런 사태와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해 안타깝게 결항사태 직전 마지막 항공기를 놓친 경우 등때에는 식사비와 추가관광비용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셔틀버스 지연 등 여행관련 여러 기관,기업 등 공급자쪽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고, 여행객이 소규모일 경우 추가 비용을 전액부담하기도 한다.
B여행사는 A항공사의 관행과 비슷하면서도 출발전 결항에 대해 전액환불 조치하고, 이미 떠나 관광을 마치고 현지에서 발이 묶인 고객의 경우 패키지 비용 환불은 하지 않은채 추가비용 일부를 부담하기도 한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는 고객과 논의를 한 뒤 동의를 얻어 비용부담 원칙을 정하는데, 여행객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일부 여행객에 대해서는 첫날 비용만 항공사 또는 여행사가 공동 부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천재지변에 의한 추가비용이고 원칙적으로 고객부담이기 때문에 공급자 어느 한쪽에서 일부 비용을 낼 경우 항공사 호텔 여행사 등은 사후에 일정 비율로 부담을 나누기도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일종의 강제성 없는 구상권 청구로, 여행사가 비용을 부담했다면 항공사에 분담을 요청하고, 장기계약한 호텔측에는 연박자들에 대한 혜택을 주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국회 일각에서는 여행자를 운송하고 안내하는 공급자들이 어떤 경우라도 약속된 여행과 약속된 귀가를 보장토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급자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때문에 입법화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사안에 따라 일부 비용을 공급자측이 부담하는 만큼, 정교한 비용분담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abc@heraldcorp.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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