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무상보육’ 약속 온데간데 없고…학부모 부담은 여전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사립 유치원비가 최근 5년간 80% 정도 인상되면서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무상교육 과정) 지원 이후 학부모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리과정 지원액만큼 사립 유치원비가 인상돼 당초 ‘무상보육을 실현하겠다’던 정부의 약속과는 거리가 멀다.
2일 유치원알리미에 공개된 ‘2015년 10월 교직원 인건비 포함 원아 1인당 교육비 현황에 따르면 전국 4187개의 사립유치원의 원아당 유치원비는 월 평균 56만4061원으로, 5년 전 31만3000원보다 25만1061원(80.21%) 인상됐다.
이는 만 3~5세 평균치로, 국가ㆍ지자체 지원금 33만8716원과 학부모 부담금 22만5345원으로 돼 있다. 여기에는 입학과 원복, 졸업 경비가 포함됐다. 특성화활동비는 제외된 금액이다.
공립 단설유치원과 병설 유치원비는 각각 78만408원, 61만6344원이지만 국가ㆍ지자체 지원금이 각각 75만9446원, 60만6406원으로 학부모 부담금은 2만1962원, 9938원에 그쳤다.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추출한 시도교육청별 학부모 부담금에 따르면 교육과정·방과후과정의 기본·선택경비를 포함한 총비용은 서울이 30만6654원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 26만5298원으로 뒤를 이었다. 제주는 9만6006원으로 가장 적었다.
학부모 부담금 측면에서 공립 단설과 공립 병설은 각각 2만1962원, 9938원인 반면 사립유치원은 22만5345원으로 9배, 21배 차이가 각각 났다.
실제 국무총리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의 설문조사에서도 이같은 격차가 그대로 나타났다. 전국 1115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무상교육·보육정책으로서의 누리과정 현황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아이를 사립유치원에 보내는 경우 월 평균 11만4000원이 들어 국·공립 유치원(2만765원)에 보내는 것보다 5.5배 더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국공립유치원 6만원, 사립유치원·어린이집 22만원)을 제외하고도 일반 가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월 평균 비용이다.
누리과정으로 무상교육 혜택을 보고 있는 국·공립 유치원생은 전체 유치원생 68만2553명 가운데 16만1339명에 불과했다. 사립 유치원생 52만1214명은 9만원에서 최대 30만원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공립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정부가 누리과정을 무상보육, 무상교육이라며 ‘실질적인 의무교육 12년’이라고 홍보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육아정책연구소 관계자는 “국정과제로 누리과정에서 무상 보육·교육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무상’이라는 용어를 명명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어느 기관에 다니느냐에 따라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이 천양지차”라면서 “학부모들이 추가 비용으로 가계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무상 보육·교육이라는 표현 대신 보육·교육 지원정책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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