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 화해ㆍ협력의 상징이자 6ㆍ15 공동선언의 옥동자로 평가받던 개성공단이 12년만에 폐쇄라는 파국을 맞이하면서 공단에서 근무하던 5만4000여명의 북측 근로자들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통일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개성공단 근무 북측 근로자는 5만3947명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5만4000여명의 북측 근로자는 물론 4인 가족 기준으로 개성지역의 인구 20만여명 이상이 개성공단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이 134일 동안 가동 중단됐을 때에도 적잖은 후유증을 겪었던 이들은 중단을 넘어 폐쇄로 치달은 이번에는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개성공단이 잠정 중단됐을 때, 북측 관계자는 우리측 입주기업 관계자에게 “5만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며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북한에서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도 남북이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던 도중 우리 업체 대표에게 “북측 노동자들이 즉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에 개성공단이 폐쇄되기 직전까지도 북측 근로자들은 우리측 관계자들에게 “공단이 정말 폐쇄되느냐”고 묻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만성적인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에서 그나마 양호한 일자리인 개성공단이 중단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남측의 전면 중단 선언에 이은 북측의 폐쇄 선포로 문을 닫게 되면서 이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하는 처지가 됐다.
이들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우선 개성공단으로 오기 전 근무하던 곳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거론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2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은 원래 소속이 있던 사람들로 복잡하게 할 필요 없이 기존의 기업소나 공장, 농장 등으로 원상복귀하면 된다”며 “일부 숙련공들은 북한의 국산화전략에 따라 지방 곳곳에 짓고 있는 공장에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외화획득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수만여명의 인력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외국으로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임 교수는 “일부 외국으로의 이주나 파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5만4000여명이 적은 숫자가 아니다”며 “기본적으로는 개성공단으로 모집되기 전 근무하던 곳으로 원상복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이 남측 인사들과 오랫동안 접촉했던 만큼 일시적으로 감시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탈북자 출신 북한학박사인 김병욱 북한개발연구소장은 “개성공단에서 남한 사람들과 오랫동안 접촉했던 사람들인데, 북한 당국으로서는 곧바로 외국으로 내보내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초기에 감시를 하다가 장기적으로 숙련공들을 중심으로 다른 공장이나 기업소 등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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