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국내 증시가 역대 최악의 한해를 맞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자 마자,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하는 등 불안 심리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3년 9개월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코스피 지수는 12일 장중 1830선이 붕괴되는 등 추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우려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장중 600선이 무너지며, 올 첫 일시 거래 정지가 발동됐다.

12일 오후 12시 5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2.14포인트(1.73%) 하락한 1,829.40를 나타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43.00포인트(6.64%)내린 604.69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코스닥 지수는 8.36포인트(1.29%) 내린 639.33에 출발해 낙폭을 점차 키우며 오전 11시50분을 넘어서며 힘없이 600선마저 내줬다. 그나마 오후 들어 하락폭을 다소 만회하는 양상이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첫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갑자기 급락할 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상황이 이처럼 급변하자 비관론이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특히 KDB대우증권은 세계 증시가 순환적인 약세장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면서 코스피 역시 박스권에서 이탈해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세계 증시 전반에서 나타나는 조정은 강세장에서의 일시적 반락으로 보기에 강도가 너무 강하다”며 “조정 강도로만 보면 2009년 이후 진행된 세계 증시의 강세장이 일단락되고 약세장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코스피에 대해 “최근 시장 흐름을 기존 박스권의 관성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며 “기존 박스권에 순치된 시각으로 보면 1,850대 내외는 매수 권역이지만, 세계 증시 전반이 약세장에 접어들었다면 저점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 증시의 하락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어서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코스피 1800선도 안전한 선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더욱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불안 등으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위험(리스크)에 민감한 코스닥에 매도가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코스닥 급락 원인으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을 지목하면서 당분간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앞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고 반등에 나선다 해도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다시 강세를 보이기에는 밸류에이션 수준이 아직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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