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근처 집들로 갑자기 돌멩이들이 날아온다. 유리창들이 깨진다. 쨍그랑! 쨍그랑!

지난달 중순기준으로 홍콩H지수를 기초한 ELS의 약 9%(약 3.3조원)가 손실구간(Knock-in)으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 갈 수 밖에 없다.

ELS는 그 구조가 복잡하지만 투자 의사결정은 생각에 따라서 의외로 간단하다. 예를 들면,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하여 만기 3년, 매6개월 단위로 최초기준가격 대비 90%, 90%, 90%, 85%, 85%이상인 경우 연 6.5%로 조기상환하고, 50%미만이면 원금손실(Knock-in)이 발생하는 ELS가 모집되고 있다고 하자.

이때 투자자는 만기 전에 조기상환을 받아도 좋지만 3년간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3년간 홍콩H지수가 50%미만으로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나름 확신한다면 이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만기때 기준가격이 설사 85%에 미달해도 19.5%(연 6.5%)의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 6.5% 수익률은 현재 연 1%대의 시중은행 금리를 생각하면 아주 매력적이다.

그래도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왠지 개운치 않다. 그렇지만 “설마 50% 미만으로까지야 내려가랴?” 하는 ‘설마?’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이번 ELS사태를 보면 2008년 KIKO사태가 자꾸 오버랩 된다. 그때도 그랬다. 급격한 환율상승(Knock-in구간 진입)이 “설마 일어날까?”라고. 900원대에 있던 환율(원달러)이 일정 밴드 안에서만 움직였다면 은행과 환헤지통화옵션 계약(KIKO)을 맺은 수출기업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수출대금 보다 더 많은 금액을 헤지(오버헤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환율이 900원대에서 1,500원대로 치솟았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로 인해 총 약 3.2조원(2010.6월 기준)의 손실이 발생했다.

투자는 미래의 ‘불확실’을 구입하는 것이다.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이 불확실을 낮추기 위해 해당 금융상품의 손익구조 등을 파악하고, 제반 경제·금융 상황에 대한 이해와 미래 전망에 대하여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여기에 더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사람은 미래에 대하여 100% 확신할 수 없다. 무언가 2% 부족하다. ‘설마?’의 배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투자기간이 길수록 더욱 그러하다.

갑자기 날라 온 돌멩이들이 놀이터 인근의 두 집 유리창들을 깼다. 한 집은 통 유리로 되어 있고, 다른 한 집은 네 개로 분할된 유리창이다.

혹시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나 이에 투자하는 금융소비자들은 유리창이 통 유리로 된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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