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소 상속자 19세 소녀에 돈은 실탄?…“승마 지원해 준 부모님께 감사” - 실질적 자산관리는 아버지가…가업승계 ‘시기상조’ - 최연소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의미있게 돈 써야’…각종 자선 활발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 얼마전 발표된 포브스의 ’2016 세계 빌리어네어 리스트‘에서 ‘또 1등을 차지한’ 빌 게이츠 못지 않게 세계인의 관심을 끈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스무 살도 채 넘기지 않았는데 10억달러, 우리돈 1조 2000억원이 훌쩍 넘는 개인자산을 보유한 소녀입니다. 물론 스스로 땀 흘려 번 돈은 아닙니다. 세계 최연소 빌리어네어 상속자죠.

다른 한 사람은 서른살이 갓 넘은 나이에 9조원에 자산을 축적한 ‘젊은 창업자’ 입니다. 한국 같으면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거나 사회 초년생이 됐을 법한 나이에 혼자 힘으론 감당조차 안 될 돈을 손에 쥐다 보니 당연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세간의 관심은 그들의 나이와 천문학적 자산규모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집중됐습니다. 정작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상대적으로 묻혀버렸습니다.

뭐냐구요. 그들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사회적 효용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돈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이 관점에 따라 돈을 버는 과정과 쓰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특히 돈과 관련한 ‘젊은 부자들’의 행보는 동시대를 사는 수많은 청년층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그런 세상이 돼 가고 있습니다. 최연소 부자들의 됨됨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돈의 의미’ 더 생각해야 할 소녀자매=미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는 알렉산드라 안드레센(Alexandra Andresenᆞ19)과 그의 언니 카타리나 안드레센(Katharina Andresenᆞ20)입니다.

노르웨이 태생인 이들의 개인자산은 각 12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우리 돈 1조4600억원에 달합니다. 자매는 현지기업 페르드(Ferd)의 지분 42.2%씩을 물려받았습니다. 페르드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재벌기업입니다. 일부 제조업은 물론, 금융과 부동산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큰 회사 입니다. 자매 두사람이 가진 이 페르드사의 주식을 합하면 아버지 요한 안드레센의 지분(15.2%)을 압도하죠.

하지만 아버지 안드레센의 파워(?)는 여전합니다. 현재 지주회사로 바뀐 페르드의 최고경영자(CEO)직을 유지하며 딸들에게 물려준 자산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분율이 낮지만 의결권은 70%이상을 갖고 있어 경영권에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사실 여기에 포인트가 있습니다. 3조원 가까운 자매의 자산은 실질적으론 여전히 아버지 소유나 마찬가지란 점입니다. 원활한 가업 승계를 위해 지분을 딸 앞으로 돌린 것에 불과하단 얘기죠. 우리나라에만 이런 경우가 있을까 싶지만 노르웨이에도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아직은 안드레센 자매가 막대한 자산과 가업을 물려받을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어리다보니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거대 재벌의 최대주주지만 아직 자신들이 보유한 자산의 의미랄까,기업가로써의 책임감은 없어 보입니다. 돈의 의미를 더 고민해야 할 때란 뜻입니다.

이는 열 아홉짜리 동생의 언행을 봐도 드러납니다. 승마 마니아인 알렉산드라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가족의 돈과 사업은 내게 많은 기회를 줬다. 부모님의 지원이 없었다면 절대 승마를 배울 수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 지원을 등에 업은 그는 “남은 일생동안 하고 싶은 일은 승마”라고 밝힌 적도 있습니다. 아직 알렉산드라는 돈을 개인적 성취를 위한 ‘실탄’정도로 여기고 있는 셈이죠.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아직은 ‘내 인생이 중요한 10대소녀’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단 점입니다. 그는 “내 소유로 된 자산에 큰 책임을 느끼지만 회사를 물려받을 만한 능력은 안 된다”고 말합니다.

소녀자매가 아버지 회사의 승승장구를 바라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 학생인 그들이 단순한 희망사항을 실행에 옮기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연소 자수성가의 돈은 ‘더 좋은 세상’ 위해=어느정도 눈치 채셨겠지만, 스스로 일어나 큰 돈을 번 최연소 부자는 좀 다릅니다. 세상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죠. 바로 더스틴 모스코비츠(Dustin Moskovitzᆞ31)가 그 주인공입니다.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을 창업한 그는 알고보니 저커버그보다 8일 늦게 태어났습니다.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 기록을 다시 쓴 그의 개인자산은 3일 현재 11조6700억원(96억달러)으로 집계됐습니다. 지금은 페이스북 창업 경험을 살려 소프트웨어기업 아사나(Asana)를 세웠습니다. 우버ㆍ에어비앤비ㆍ나사ㆍ드롭박스ㆍ삼성 등 나름대로 ‘잘 나간다’는 회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죠.

저정도의 자산을 손에 쥐었으면 화려하게 놀면서 보낼 만 한데, 젊다보니 아직은 기업가로써의 의지가 더 강해 보입니다. 소위 ‘금수저’ 물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서일까요. 단순히 부자라는 사실보다는, 그 부를 이루기까지 맛봤던 성취감을 열망하는 모습입니다. 돈의 의미를 체득하다보니 천문학적 자산을 어떻게 쓸지 고민한 흔적도 역력합니다.

자선사업도 시작했습니다. 그는 여느 부호들보다도 ‘의미 있는’ 자선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대표적인 게 자신이 만든 재단 ‘굿벤처(Good Vantures)’인데요. 굿벤처는 말라리아 박멸과 동성 결혼 지지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닙니다, 모스코비츠는 빌게이츠와 워렌 버핏이 함께 만든 자선기구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의 회원이기도 합니다. 죽기전에 자기 자산의 거의 전부를 기부하겠다고 벌써부터 공언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세상에 의미 있게 돈 쓰는 일은 쉽지 않다”고 밝히기도 한 모스코비치.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의 다음 행보가 어디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윤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