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혜택에 민감한 젊은층 고객 이탈이 높을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는 ‘반전’이었다.
은행 창구와 인터넷뱅킹(모바일 포함)으로 자동이체 계좌를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서비스’ 3단계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후 일주일(5영업일) 동안 89만 건의 ‘은행 갈아타기’가 이뤄졌다.
계좌이동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속에 정작 더 놀라운 사실은 20대가 아닌 50세 이상이 ‘머니 무브(Money Move)’를 주도했다는 사실이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계좌이동서비스 2단계에서 이동이 29%에 머무른 바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3단계 시행에서 온라인 대신 은행창구를 통해 대거 이동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은행 창구에서도 자동이체 계좌를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 3단계가 시행됐다.
계좌이동제란 은행 고객이 주거래 예금 계좌를 타 은행으로 옮기는 겨우 기존 계좌에 등록돼 있던 자동이체 거래를 자동으로 새로운 계좌로 옮겨주는 제도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계좌이동서비스 3단계 시행 5거래일째인 지난 4일까지 100만명이 자동이체 내역을 조회하고 이 가운데 자동이체 변경건수가 89만3000건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30일 2단계 계좌이동제가 시행 된 후 80거래일간 전용 사이트(페이인포)를 통해 이뤄진 총 계좌 변경 건수 48만4000건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3단계에선 은행 창구와 인터넷뱅킹을 통한 변경건수가 86만7000건으로 페이인포를 통한 계좌변경 건수(26만)를 4배 가량 웃돌며 계좌 이동을 주도했다.
은행 창구와 인터넷뱅킹 중에서도 창구로 계좌를 옮긴 비중이 약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적으로 50세 이상 중장년층의 활약(?) 때문이다.
공인인증서가 없거나 인터넷 이용이 익숙지 않아 주거래 계좌를 바꾸지 못했던 50세 이상 중장년층 고객(42% 차지)이 은행 창구를 통한 ‘머니 무브’를 주도한 것이다.
이는 주거래 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적은 20대 젊은층이 대거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결과다.
충성 고객으로 믿었던 중장년층이 0.5%포인트 안팎의 예금 우대금리와 같은 혜택에 기꺼이 주거래 은행을 갈아탔다. 초저금리 시대, 조금이라도 나은 우대금리와 세금 혜택을 찾아 ‘반퇴세대’의 돈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정원기 KEB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 지점장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돈의 이동이 활발해졌다”면서 고객들이 눈높이를 낮추면서 적은 혜택에도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까지 나타난 이번 계좌이동제의 승자는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지난달 26일 이후 3영업일 동안 약 30만건의 자동이체 계좌 유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초기 3영업일간 전체 계좌변경 건수 55만건의 55%에 달하는 숫자다. 특히 이 은행은 유출 건수가 5만건에 불과해 25만건의 자동이체 순유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농협은행은 5영업일 동안 약 10만건의 주거래 계좌 유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1169개(작년 말 기준)에 달하는 점포망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동이체 계좌를 변경할 것을 고객에게 설득한 결과란게 농협은행측의 설명이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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