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20대 국회에서도 중간금융지주회사 관련 입법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재벌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정 위원장은 지난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월 종료되는 19대 국회에서는 중간금융지주회사 법안 처리가 어려울 전망이어서 새로 구성되는 20대 국회에서도 입법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금산분리 측면에서 중간금융지주 소속회사의 계열사 출자를 금지하고, 중간금융지주회사에 대한 출자 규제를 강화하는 등 보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 위원장의 설명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회사가 3개 이상이거나 자산 규모 20조원 이상이면 중간지주회사 설치를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2012년 9월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여야의 입장차가 커 19대 국회에서는 소관 위원회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해당 법안이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여당은 대기업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면 중간금융지주를 도입해 금융 계열사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은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해 재벌(지주회사)에 금융사 소유를 사실상 허용하는 재벌 특혜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여야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정 위원장은 “중간금융지주를 도입해야 금산복합 대기업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며 “대기업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보다 더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대안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강조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대기업이 부담해야할 막대한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삼성그룹의 도입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롯데그룹의 경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복잡한 순환출자와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중간금융지주 도입이 거론되기도 했다. 예컨데 호텔롯데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가 되고, 그 아래 롯데카드를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두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9개 금융사를 계속 보유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정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실손배상 원칙을 채택한 국내 민법 체계와 맞지 않아 예외적으로만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기술유용, 부당 단가인하 등 하도급법 4대 불공정행위 등에 제한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를 일반 상거래 전반으로 확대하면 민법 원칙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와 관련해서는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경쟁 제한성 검토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조만간 기업에 심사보고서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인만큼 공정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객관적으로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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