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정부서울종합청사 내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자신의 7급 공무원 성적과 합격 명단을 조작한 송모(26)씨는 오랜 공무험 시험 준비에 지쳐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경찰청 관계자는 “송씨가 ‘지난 2~3년간 7급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을 집중적으로 준비했지만 합격하지 못 했고 올해 졸업하게 돼 지친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제주 지역에서 대학을 다닌 송씨는 지역 인재 성적 우수자에 대해 특례를 주는 전형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시자 송모(26) 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의 출입 통제 시스템을 통과, 국가직 공무원시험을 운영하는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해 자신의 성적과 합격 명단을 변조한 혐의 (공전자기록등변작)를 받고 있다.
송씨가 여러 겹의 보안 절차를 어떻게 뚫고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에 싸여 있다. 송씨는 “1층 체력단련실 탈의실에서 공무원 출입증을 훔쳐 이를 게이트에 태그해 진입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송씨의 거주지에서 공무원 신분증 3개를 압수했고 소지 공무원 등에 대해 분실 경위와 분실신고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청사 사무실로 들어가려면 출입증을 태그해야 열리는 문(게이트)을 두 차례 통과해야 한다. 두 번째 게이트를 통과할 때에는 게이트 위 모니터에 출입증 소지자의 얼굴 사진이 뜬다.
그러나 애초에 출입증이 없는 방문객은 방문객 센터에 신분증을 제출하고 방문 사유를 작성한 두 입주 기관의 직원과 동행해야 방문자 출입증을 받고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 공모자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부분.
수사팀은 CCTV 수사를 통해 송씨가 청사에 침입한 정확한 날짜와 일시, 칩입 방식, 공무원과의 접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송씨의 노트북에서 성적을 관리하는 공무원의 컴퓨터 로그인 비밀번호를 푸는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프로그램 다수를 확보했지만 실제로 이것을 사용해 비밀번호를 풀었는지는 시연을 통해 확인할 계획.
정부청사관리소는 연초부터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방호 수준을 강화했는데도 송씨의 침입을 막지 못했다. 2012년에도 정부중앙청사(현 정부서울청사)에 60대 남성이 위조한 신분증으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사무실에 침입한 뒤 불을 지르고 창밖으로 투신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행자부는 예산을 들여 정부청사 출입 시스템을 교체했지만, 어이없이 방호 체계가 뚫리는 사건이 이번에 다시 발생했다.
정부청사관리소는 이번 사건으로 방호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방호체계에허점은 없는지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정부청사관리소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며 “침입 사건을 인지한 후 청사 방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문제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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