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ㆍ원승일 기자]4.13총선과 맞물려 최저임금을 둘러싼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이 7일 시작돼 과연 얼마나 오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1차 전원회의를 개최, 최저임금 논의에 착수했다. 노동계ㆍ경영계ㆍ공익 대표 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6월말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용부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최저임금 협상은 시한인 6월말을 넘겨 7월 8일에야 타결됐다.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주장한 노동계와 동결을 주장한 경영계가 팽팽하게 맞섰고, 결국 8.1% 오른 시간당 603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는 세계 각 국에서 불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열풍과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인상 공약 등으로 인해 협상의 열기는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은 인상폭인데 그간 인상률 추이를 감안할 경우 1만원 인상안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 작년 3월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시사했지만 인상률은 8.1%에 그쳤다. 4년간 1만원으로 올리려면 연 13.4% 가량 인상돼야 하는데 예년의 사례를 봤을 때 결국 8%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8% 인상될 경우 내년 최저임금은 6510원이다.

노동계는 지난달 24일 일찌감치 시급 1만원(월 209만원) 최저임금 요구안을 내놨고 6일에는 한국노총ㆍ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의 네트워크인 ‘최저임금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분위기 조성에 들어갔다. 노동계는 ‘가구생계비’를 충족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은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6030원(월 126만원)은 2014년기준 미혼 노동자 한 명 생계비의 81% 수준에 불과해 2, 3인 가족의 생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노동계의 주장은 세계 각국의 최저임금 인상열풍 및 총선과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현재 10달러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2022년까지 15달러(1만7000원)로 인상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각각 연방 최저임금을 12달러와 15달러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영국은 시간당 6.7파운드였던 최저임금을 2020년에는 9파운드(1만5000원)까지 올린다. 러시아도 7월부터 최저임금을 20% 가까이 인상한다. 일본은 최저임금을 매년 3%씩 올려 1000엔(1만원)까지 인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경영계는 올해도 동결을 주장할 것이 유력시된다. 최근 수년 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른 점을 감안, 또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기업의 신규채용 축소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 만큼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김동욱 경총 기획본부장은 “상여금, 숙박비 등을 최저임금 범위에 포함하면 우리나라의 실질 최저임금 수준은 낮지 않다”며 “현재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생각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을 올려 근로자의 생활수준을 높여야 내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경제상황을 감안해 결정해야지 사전에 목표액을 못박아 공약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에 최저임금 인상폭 뿐 아니라 최저임금 산입 범위 등 최저임금 제도개선 의제도 논의한다. 현행 최저임금법 시행규칙은 상여금이나 숙박비, 식대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는데 경영계는 이런 비용도 최저임금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 산입범위는 시행규칙으로 조정할 수 있어 정부 의지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상여금 등을 계산에 넣게 되면 그만큼 최저임금이 깎이는 꼴이어서 지난해에도 노동계는 강력 반발해었다. 산입 범위 확대가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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