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50곳중 1분기 ‘매도의견 전무(0)’ 24곳 사실상 주요 증권사들 매도의견 내지 않아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엔 투자의견 ‘매도’는 없다?’
올 1분기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 비율을 집계한 결과 ‘매도’의견을 내지않은 증권사들이 직전분기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의 독립성 문제, 리서치센터와 상장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등이 최근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같은 투자의견 ‘매도 제로’(0)는 시사하는 바는 크다.
19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증권사별 리포트 투자등급 비율’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3개월 간 애널리스트들이 매도의견을 내지않은 증권사는 전체 50개 회원사 중 24곳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20곳에서 4곳 늘어난 것이다.
매도의견 0건을 의미하는, 매도 투자등급 비율이 0%인 증권사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우증권(미래에셋대우), 동부증권, 리딩투자증권, 바로투자증권, 부국증권, BNK투자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CIMB증권 한국지점, IBK투자증권, SK증권, LIG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화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B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한양증권, 흥국증권 등이다.
0%는 아니지만, 매도 비율이 낮은 곳은 하나금융투자(2.9%), 메리츠종금증권(2.0%), 한국투자증권(1.8%), 미래에셋증권(1.3%), NH투자증권(1.0%), 유진투자증권(1.0%), 대신증권(0.5%) 등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매도의견을 내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매도의견이 0건에 달할 정도로 적은 이유는, 애널리스트들이 상장사 IR담당자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하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불균형, 고객(기관투자자)-서비스(증권사) 관계에서의 애널리스트들의 ‘눈치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애널리스트가 매도의견을 내면 기업탐방, 직원면담 등이 어려워지는 등 정보접근이 제한되기도 하고, 거래 증권사 이전압박 등도 애널리스트들의 ‘소신 보고서’를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실제 최근 애널리스트가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해 주가하락을 경험하면서 IR 담당자가 기업탐방 제한을 거론하기도 했던 하나투어 사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근간에 자리한다.
이에 지난 7일 3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투자자들이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접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정보의 흐름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애널리스트들도 시장의 비판에 겸허히 귀 기울이는 동시에, 상장회사와의 커뮤니케이션(소통) 강화에도 힘써 공고한 신뢰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대로 상장사 IR 담당자들은 회사에 대한 ‘터무니없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올때도 있다며 이의를 제기한다.
한 IR 담당자는 “회사입장에서는 도저히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가당치 않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보고서를 쓸 수 있도록 정보는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옳지 않은 보고서라면 시장에서 자연히 걸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눈치보기에 양측이 암묵적으로 타협한 것은, 매도 보고서는 줄이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거나 보고서 본문에서 실적 감소 등의 펀더멘털 취약점들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시장에서 누구나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안좋은 기업이라면 굳이 매도의견을 낼 필요도 없어 다루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실 보고서 내용에 대한 판단은 독자 혹은 투자자들에게 달려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고서에 꼭 ‘매도’가 없다고 해서 매도의견이 내재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펀더멘털과 관련한 수치는 속일 수 없는 것이고 이에 대한 분석과 시그널을 투자자가 판단한다면 굳이 ‘매도’가 아니더라도 투자에 유의할 부분은 알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보고서를 읽는 투자자들도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확한 정보수집을 위한 선결과제는 애널리스트와 상장사 IR 담당자 간의 관계정립과 원활한 정보교류다. 최근 금융투자협회는 한국IR협의회와 애널리스트와 리서치센터의 독립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할 것이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IR협의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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