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권력 동원외 대안은 없나

조선ㆍ해운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정부가 자금 마련을 위해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달라는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를 갈수록 거세게 요구하고 있지만 야당ㆍ학계 등지에서는 발권력 동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대가 거세다.

한국은행으로부터 자본을 지원받을 국책은행에서 조차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선례가 남는 것이 옳은 일일지 의문이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양적완화 말고 다른 수단은 없는 것일까?

생각해볼 수 있는 수단은 우선 재정을 통한 자본확충이다. 그 중에서도 기획재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국책은행에 직접 추가출자를 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정부에선 이 방법을 꺼리고 있다. 정부의 재정 상황이 이미 좋지 않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가지고 있는 부채의 규모는 6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정부부채의 증가율이 가계부채나 기업부채에 비해 빠른 상황이 부담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안유미 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총부채 현황과 기업부채 수준의 한미일 비교’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3분기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의 비율은 41.5%로 2014년에 비해 8.1%p나 증가 했다.

이는 기업부채(0.7%p 상승)나 가계부채(3.4%p)의 증가속도에 비해 훨씬 가파른 것이다.

다음으로 고려할 부분은 현물출자다. 정부가 가진 한전이나 IBK 주식을 국책은행에 현물출자하는 것.

그러나 주식은 위험자산으로 분류, BIS비율 계산시 300%의 가중치(상장주식 기준)를 주기 때문에 BIS비율 개선효과가 떨어진다.

쉽게 말해 1조원 어치의 주식을 현물출자해도 은행들의 BIS비율 개선에는 3333억원의 현금을 넣은 효과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금융안정기금 투입,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등의 방법이 학계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브리핑에서 “구조조정 자금의 소스(원천)는 재정과 한국은행 두가지 뿐”이라 잘라 말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도 “금융안정기금의 경우 은행시스템 전반에서 자본확충이 필요할때를 대비해 만든 범용기금이라 국책은행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