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국내 1위 음원사이트가 티켓 예매 시장에 뛰어들었다. 멜론의 공세가 제법이다. 인터파크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뒤흔들 준비는 마친 것으로 보인다.
멜론은 지난달 26일 ‘멜론티켓’ 서비스를 오픈, 티켓 예매 시장 진출을 알렸다. 지난해 NHN엔터테인먼트 산하의 벅스 역시 티켓링크와의 협력을 통해 예매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국내 티켓예매 시장은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예스24, 티켓링크, 하나티켓, 옥션티켓이 뒤를 잇고 있다.
이미 경쟁구도가 잡힌 시장에 멜론, 벅스가 발을 담그는 데에는 사업 다각화라는 측면이 크다. 그간 음악서비스 업체가 구축해온 유통망과 음악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해 음원을 직접 소비하는 주체들을 공연까지 이끌어 단순 음악사업이 아닌 문화사업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판단이다.
공식적인 이유와 달리 가요게 관계자들이 바라보는 입장은 또 다르다. 음원 시장의 위축이 새로운 사업의 모색으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음반 시장이 음원으로 빠르게 이동한 것처럼 음원 시장 역시 스트리밍의 공세로 눈에 띄게 매출이 줄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음악을 주로 소비하는 10~20대 젊은 세대들은 음원 다운로드보다 스트리밍을 선호하는 추세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특히 국내 음악시장에서 두드러진 변화다. 한 음반유통사 관계자는 “스트리밍 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미동도 하지 않았던 해외 음반 시장 역시 변화 중이다. CD보다는 음원에 더 주력하고, 스트리밍을 제공하지 않았던 아티스트 역시 스트리밍을 오픈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음악 서비스 사업의 근간이었던 음원 다운로드 시장의 위축은 업계 관계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멜론 등의 티켓 사업 진출은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하는 과정이 아니겠냐”는 해석이다.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해 멜론 티켓은 그간 축적한 노하우에 기존 방식의 불편사항을 전면 개선했다.
멜론티켓은 사실 기존 멜론 사용자의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다. 멜론이 구축해온 빅데이터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 공연을 추천한다. 관심있는 아티스트, 음악 장르를 등록한 사용자에게 관련 공연 정보를 제공하고 티켓 예매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소비자에 적합한 티켓 예매 사이트를 구현한 점도 눈에 띈다. 기존 티켓예매 사이트의 단점을 보완했다. 인기 아이돌가수들의 공연 예매시 서버 폭주로 불편을 빚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업계 최대 규모의 서버를 구축했다. 또 기존 5단계 예매시스템을 3단계(좌석선택, 가격선택, 배송선택 및 결제 )로 줄였다.
그간 멜론이 구축한 플랫폼 비지니스 노하우를 적용해 새로운 티켓예매 시스템을 도입한 셈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관객들이 티켓을 예매할 때 오픈과 동시에 접속해 원하는 자리를 찾으려 해도 금세 팔리거나 다운되는 경우가 허다해 민원이 많았다. 콘서트 이후면 티켓 예매 계약을 고민하게 된다”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것은 결국 아티스트를 보유한 기획사, 레이블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멜론의 경우 특히 팬과 아티스트를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을 통해 가수와 소비자 양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벅스는 2015년 티켓링크와 함께 티켓 예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벅스가 독점으로 음원을 유통하는 아티스트는 물론 ‘벅스 슈퍼사운드 라이브’등 자체 공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지난해엔 본 조비가 내한해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벅스는 티켓 사업의 확장을 위해 니나노클럽이라는 음악멤버십 회원 서비스를 함께 오픈했다. 니나노 클럽 음악 멤버십 회원에겐 티켓링크에서의 스포츠, 공연, 전시, 축제 등 티켓을 구매할 경우 예매수수료(타 사이트 1000원)를 부과하지 않는 것은 물론 벅스가 보유한 600만 곡의 음원을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 가입 기간 내내 MP3와 FLAC(Free Lossless Audio Codec) 고음질 음원을 반 값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음원서비스로는 막강한 강자이나 벅스에 이어 멜론의 티켓예매 시장 진출의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멜론 티켓의 공세가 제법 매서운 건 사실이다.
인터파크 티켓의 점유율이 막강한 상황에서도 멜론은 현재 김준수를 비롯해 브로콜리 너마저, 어반자카파, 옥상달빛 등 인디 아티스트는 물론 드림콘서트, 2016 서울소울페스티벌 등 굵직한 공연들을 단독 판매하고 있다.
멜론티켓 관계자는 “한류스타, 인디밴드, 페스티벌 등 장르, 규모를 넘나드는 공연들의 단독 티켓판매 소식이 알려지며 멜론티켓에 대한 음악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연이 활발히 열리는 ‘공연의 계절’을 앞두고 팬들이 취향에 맞는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공연의 스펙트럼을 다양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공연들의 단독판매에 동종업계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미묘한 줄타기도 예상된다. 국내 1위 음원사이트가 음원 유통과 티켓 판매를 동시 계약조건으로 내걸을 경우, 가요계에서도 쉽게 거부할 수 없는 요구가 된다. 업계에선 이 때문에 의외로 티켓 예매 시장의 판세가 바뀔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빅데이터의 철저한 분석, 음원을 소비하는 사람이 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식은 상부상조가 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음원을 직접 사는 사람이 공연에 올 가능성이 크다. 최대 음원사이트인 만큼 그간 축적한 데이터로 맞춤형 공연을 소개하고, 티켓으로 연결해주면 잠재적인 관객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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