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해창 선임기자] 22일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건 발생 7일째입니다. 저 차디찬 바다 속에 갇힌 수백 명의 귀한 목숨들을 두고 나라 전체와 국민 모두가 절망과 슬픔에 잠겨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실낱같아지는 희망이만 여전히 그 끈을 놓을 순 없습니다. 실종자 수는 아직도 2백 명을 훨씬 넘습니다. 그 중에서도 3분의 2 이상이 제주로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도 안산의 단원고 2학년 학생들입니다.
때문에 지금 수학여행 존폐논란이 거셉니다. 툭하면 대형 사고를 유발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당연하다는 판단입니다. 교육부는 급기야 21일 전국단위 관련회의를 열고 올해 1학기 초중고 모두 수학여행을 전면 중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위약금이 엄청납니다. 학교별로 차이가 있지만 제주도 수학여행을 취소할 경우 학교부담 위약금이 수천 만 원에 이릅니다. 다행히도 계약 취소에 따른 위약금은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답니다.
움직임은 둔한데 이런 때는 참으로 넉넉한 정부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석연찮은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일이 터지면 근원적 처방이랍시고 뭔가 확 덮어 버리려는 조급함이 뚜렷이 감지된다는 겁니다. 물론 폐단이 크다면 그 무엇이라도 바로잡아야 겠지요. 수학여행을 뿌리 채 뽑아 던지면 말많고 탈많은 집단 활동의 폐단, 다시말해 각종 사고는 사전에 상당수 막을 수 있고 따라서 사고율도 크게 낮출 순 있을 겁니다. 최근 3년간 수학여행이 야기한 각종 사고가 570건이 넘는다고 하니 말입니다.
문제는 장거리 수학여행만이 아닌 여타 체험학습까지 된서리를 맞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사고 발생 직후 사고현장에 수학여행 중이던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되자 교육당국이 “아 뜨거” 하며 보류 권고를 내렸고, 이에 서로 뒤질세라 일선 학교는 보류 아닌 취소로 상황을 몰아갔다고 합니다. 단원고 학생들이 모두 구조됐다며 새빨간 허위 정보를 올려 난리법석을 조장한, 사건의 당사자 격인 문제의 경기도 교육계는 서울보다 더 구체적으로 아예 수학여행이 아닌 일반 체험학습까지 아예 빗장을 걸고 말았답니다. 다시 말해 자연사 박물관이나 고적답사, 또는 원어민 영어학습 체험까지 단체로 학교 울타리를 넘는 행위는 다 근절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했습니다. 바로 그 격입니다. 지레 겁먹고 문만 확 닫아 버리면 이런저런 못난 꼴 보지 않는다는 바로 그런 난삽한 땜질처방 말입니다. 장거리 수학여행이 정작 문제가 있다면 대체효과로 단거리 체험학습은 더 권장하는 것이 교육적인 보완과 대체의 묘미이자 살아있는 지혜의 모형이 아닐까요. 이런 논리라면 침몰 여객선을 이유로 그 어떤 여객선도 취항을 금지해야 합니다. 이런 걸 두고 ‘단무지(단순하고 무식하면서 성질까지 지랄 같다)’ 정책이라 하질 않습니까.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교육적 측면입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수학여행은 설레며 기다리는 맛과 들떠 즐거운 맛,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다시 못 올 청춘에 대한 귀한 추억의 맛을 간직한 귀한 보따리입니다. 적어도 기자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그 추억의 잔상은 사람마다 다르지요. 아픈 추억 아름다운 추억 슬픈 추억 등등 다양합니다. 결국은 추억입니다.
예상 못한 불행을 두 눈으로 가리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학여행에 대한 매뉴얼을 제대로 개발해 철저하게 실천하도록 교육하는 것일 겁니다. 이번에도 인천에서 제주까지 여객선을 타고 수학여행을 가는데 두 번에 걸쳐 실시된 사전답사는 비행기로 제주도를 가서 제주도 동선 만 파악하는 아주 기이한 형태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바로 이런 것부터 바로잡은 뒤 그래도 문제가 있으면 그 때가서 수학여행을 지혜롭게 개선하거나 없애도 늦지 않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관련 업계의 붕괴도 큰 문제입니다. 이로써 생계와 삶의 터전을 고스란히 잃을 또 다른 아픔에 대해선 전혀 관심 밖입니다. 물론 그 누구라도 나까지 왜 당해야 하느냐고 말 한 마디 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비통함에 처한 이웃을 생각하며 타들어 가는 속을 참고 또 참아내는 또 아른 이웃이 적지 않습니다. 이게 우리 현실이고 또 다면성의 사회인 것입니다. 늘 그랬 듯 우리 국민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습니다. 이럴 때 지혜까지 잃게 되면 더 큰 불행을 불러 올지 모를 일입니다. 모든 것을 더 차분하게 더 이성적으로 더 해결하려 더 노력할 때입니다.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