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아주 평범한 ‘보통의 존재들’이 주인공이 돼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화려한 스타들만 주목하던 TV가 ‘말하지 못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며 청중을 모았다. 방청객이 주인공이 돼 사는 이야기를 말하는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JTBC)다.
소통 부재의 사회에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공감을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MC는 자타공인 ‘소통의 달인’ 김제동이다. 카메라가 낯선 일반인을 무장해제시키며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MC다. 김제동은 최근 진행된 ‘톡투유’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들의 이야기가 1년간 이어졌다는 것은 앞으로 100년도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독성이 없다. 자극적인 편집도 없고, 센 토크도 없다. 매주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평범한 일반인 방청객들은 매주 정해진 주제에 맞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주제는 광범위하다. 결혼, 편견, 선택, 중독, 밥, 공포, 시간, 스트레스, 숫자 2 등 “말도 안되는 주제를 던지고 청중들에게 이야기를 권한다”(이민수 PD).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르지 않기에 “이젠 못할 주제가 없다”(이민수 PD)는 생각이다.
한 사람이 마이크를 잡으면 다른 방청객들은 놀랍도록 선한 공감대를 구축하며 귀를 기울인다. “혼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위의 시선이 어렵다”는 싱글맘의 이야기에 청중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누구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 이야기에 모두가 공감하고 위로하는 시간이다.
김제동 역시 자신의 역할은 “출연자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라며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역할이 계속 바뀌면서 서로의 생각이 공유된다. 거기에서 나오는 묘한 감정의 변화가 프로그램의 묘미”라고 말했다.
‘톡투유’엔 다른 토크쇼에선 없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 있다. 방청객이 마이크를 잡고 말문을 열려고 할 때, 혹은 이야기를 끝낼 때 감도는 묘한 긴장의 시간. 때때로 방송사고에 가까운 15초간의 침묵이 여과없이 흘러나온다. 누구도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김제동조차 잠시 마이크를 내리는 시간이다.
연출을 맡은 이민수 PD는 “1년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은 말과 말 사이의 침묵을 처리하는 것이었다”며 “3초 이상 침묵이 계속 되면 방송사고인데 그렇게 따지면 우리는 방송사고를 굉장히 많이 냈다. 하지만 침묵을 편집하지 않았을 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제동 역시 “침묵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에게 고마웠다”며 “가끔 방청객과 말을 나누다가 15초~20초까지 마이크를 내리고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면 방청객들은 ‘...처음 하는 얘긴데’라며 어렵게 입을 뗀다. 침묵 뒤에 진짜 말이 나온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이야기하고 모두가 들어주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총선 당시 수많은 정치인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을 정도로 대한민국 대표 소통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김제동은 “상대방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달라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감정은 무조건 옳다고 공감해주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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