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내에선 최상위 신용등급(AAA)을 받은 기업이 해외에선 왜 더 냉정한 평가를 받을까.

13일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신용등급 차이’에 대해 “국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은 정부 신용등급을 신용위험이 가장 낮은 AAA로 부여하고, 국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등급을 상대적 신용도에 따라 평가한다”며 “이에 비해 글로벌 신평사는 복수의 국가를 대상으로 각각 정부 신용도를 상한선(컨트리 실링ㆍCountry ceiling)으로 차등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평사의 신뢰성 부족을 설명하기 위해 국내ㆍ글로벌 신평사의 신용등급 차이(통상 6노치ㆍNotch)를 제시하지만 이 같은 방식의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말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하지만 평가방식 차이와는 상관없이 기업의 원리금 상환능력 저하로 인한 신용사건(Credit event)이 터지면 신평사들의 신뢰는 매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사항은 ‘적시성 결핍’이다.

시장은 신평사의 조기경보 기능 강화를 원한다. 신용사건이 발생하기에 앞서 기업의 원리금 상환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반면 현재 신평사들의 등급 조정은 후행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조기경보보다 등급 안전성을 확보해 신용사건에 따른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는 게 그 원인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아울러 ‘신뢰성 결핍’도 지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신용도가 실제보다 고평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논란의 바탕에는 발행자의 의뢰평가 모델, 저금리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발행사가 신평사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로 인해 발행사는 ‘등급 쇼핑’, 신평사는 ‘등급 장사’가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또 시장수익률과 가산금리 하향세의 원인이 펀더멘탈 개선보다 수급 우위에 있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수익률을 무시할 수 없는 신평사로서는 신용도 변별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국내 신평사와 관련해 시장의 관심은 ‘은행’으로 옮겨가고 있다. 산업 구조조정이 화두가 되면서 은행의 충당금 추가적립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신평사들의 국내 특수ㆍ시중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이 ‘AAA’로 천편일률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대로 글로벌 신평사들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했음에도 불구, 이들 은행의 등급 상향은 주저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위기 이후 공표된 국제결제은행(BIS)의 은행자본규제 ‘바젤 III’에선 은행이 자체적인 손실흡수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현준 신한금융투자 신용분석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지원 가능성 약화로 컨트리 실링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은행은 지난 2년간 거센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포함되지 않은 산업이기 때문에 은행 신용평가 태도에 보다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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