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세월호 침몰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가 있을 때마다 재난 전문가 양성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국내 교육 기반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양성을 책임져야 할 대학들이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관련 학부 설치 및 운영을 꺼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도 재난 전문인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는 없는 실정이다.

헤럴드경제가 대학 정보 제공,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공개된 국내 대학들의 전공 학부를 분석해본 결과, 체계적 재난관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전공 학부는 사실상 전무했다. 그나마 학부 과정에서 가장 부합되는 학과로는 강원대 재난관리공학과가 유일했고, 대학원 1~2곳 정도가 운영 중이다.

유사학과로는 소방방재학과와 응급구조학과가 30여개 대학에서 설치,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소방방재학과는 화재, 응급구조학과는 응급 처치 위주의 교육으로, 세월호 침몰 사건과 같은 총체적인 재난을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대학들이 관련 전공 학부 신설을 외면하는 것은 취업률 때문이다. 이들 학부 졸업생들 상당수가 소방 관련 공무원 시험을 통해 취업이 가능하다. 기업 및 기관들의 수요가 별로 없어, 관련 학부를 전공해서는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여객선 운항 업체들의 경우도 선박관련 전공 학생들만 채용할 뿐 관련 안전전문가 충원은 외면하고 있다. 이같이 취업률이 낮다보니, 유사 전공 학부들도 대학구조조정과 맞물려 언제 폐과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이해평 강원대 재난관리공학과 교수는 “국내에는 재난 전문가도 없고, 경험 축척도 없다”며 “수요가 없다보니 관련 학부를 전공해서는 취업하기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소방관련 교육에만 치우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며 “총괄적인 재난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은 손을 못대고 있는 실정이어서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에서도 관련 전공 인력들이 없어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싶어도 쉽지가 않다는 입장이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재난 전문가 양성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전공자를 공개 채용하려 했지만, 국내에는 관련 전공 학과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현재 재난 대응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약 2400여명. 대부분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일반행정 공무원들로 채워졌다. 그러다 보니 국가적인 재난 사태가 발생할때면, 우왕좌왕하면서 컨트롤 타워 부재 논란을 반복적으로 낳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재난안전 인력에 대한 혁신적인 보강을 하지 못하면 대형 재난 및 부실한 구조 및 대응체계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며 “각종 재해ㆍ재난에 대해 총체적이고 유기적인 예방, 대응, 대비 및 복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 기반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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