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컵스전서 멀티히트 작렬 2-1승리, 피츠버그 연패 위기 구출 작년 정강이 부상 ‘악연’제대로 갚아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홈런에 2루타까지 팀 득점을 모두 책임지는 ‘원맨쇼’를 펼치며 연패를 끊었다. 상대는 작년 강정호에 부상을 입힌 구단인 시카고 컵스. 악연을 제대로 되갚아 준 셈이 됐다.

강정호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전에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강정호의 타율은 0.292까지 올라갔고, 시즌 7안타 중 6개를 장타(2루타 2개, 홈런 4개)로 장식해 OPS는 1.232가 됐다.

강정호는 0-0으로 팽팽하던 7회초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존 레스터의 3구째를 때려 큼지막한 2루타를 만들어내며 2루에 있던 스탈링 마르테를 불러들였다.

강정호의 활약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1-0으로 근소한 리드를 잡은 9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컵스 마무리 투수 헥터 론돈의 시속 155㎞ 강속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12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나흘 만에 터진 시즌 4호 대포다. 강정호는 복귀 후 8경기서 4홈런을 기록했다. 강정호의 활약으로 피츠버그는 컵스를 2-1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무엇보다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컵스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강정호는 작년 수비 도중 컵스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 무릎을 심하게 다쳐 수술까지 받았다. 15일 컵스전서는 에이스 제이크 아리에타가 던진 공에 등을 맞기까지 했다. 4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아리에타의 공은 강정호 머리 방향으로 날아왔고, 깜짝 놀란 강정호가 몸을 돌려 목에 가까운 등 부근에 공을 맞았다. 피츠버그와 컵스는 아리에타 투구의 고의성을 놓고 설전까지 벌였다.

피츠버그 선발투수 로크는 “아리에타와 같은 선수가 누군가를 맞힌다면, 허투루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가 실수를 했다면,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컵스 포수 몬테로는 “정말 멍청한 이야기다. 아리에타는 당시 조금 흔들렸다. 일부러 맞힌 게 아니라는 걸 내가 100% 장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매든 컵스 감독 역시 “아리에타 제구에 문제가 있었고, 불운하게 강정호가 맞았을 뿐이다”고 두둔했고,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당신이 직접 보고 판단해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피츠버그 시각에서는 충분히 의심할만했고, 컵스는 결과적으로 이 장면 덕분에 승리를 거뒀다.

때문에 16일 양팀은 팽팽한 긴장 속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시작했다. 마치 선전포고하듯 피츠버그는 에이스 개릿 콜을, 컵스는 존 레스터를 내세웠다. 재미있게도 이날의 히어로는 전날 고의성 투구의 희생양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7회 결승 2루타로 잘 던지던 에이스 레스터를 강판시켰고 9회 쐐기포로 마무리투수 론돈에 시즌 첫 피홈런을 안겼다. 소속팀 에이스 콜에겐 시즌 4승을 선물했다. 피츠버그와 강정호에게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경기 후 강정호는 인터뷰에서 “(상대 선발) 레스터가 너무 잘 던졌고, 득점권에 주자가 있던 7회 찬스가 중요했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친 것이 잘 이어졌다”고 답했다. 9회 홈런 상황 역시 “한가운데 실투로 직구가 와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 6개 연속 슬라이더가 왔고, 마지막에 직구 하나 던질까 예상했는데 마침 들어왔다”며 겸손하게 설명했다. 강정호는 “어제 콜과 이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다행히 콜과 팀 모두 승리를 챙겼다”고 웃었다.

강정호는 이제 복귀 후 처음으로 홈팬들 앞에 선다. 피츠버그는 17일부터 PNC 파크에서 10연전을 벌인다. 강정호는 “너무 기대되고 홈팬들이 보고 싶다. 홈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길 기대한다”고 했다. 강정호가 ‘금의환향’ 안방 복귀전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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