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강세, 분양시장 호황, 전세난 심화 3박자 맞아 부동자금 부동산 시장 쏠림 가속화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전세대출…’ 사상초유의 저금리 시대를 맞아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가속화되고 있다.
재건축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매매가의 80%에 육박하는 전세금으로 인해 전세대출 또한 급증하고 있다.
분양 시장에 물량이 대거 공급되며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또한 급증하며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를 이끌고 있어 시중 자금의 부동산 시장 집중 열기가 쉼사리 가라 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전세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는 달리 원금을 당장 갚아나갈 필요없이 이자만 지급해도 되기 때문에 대출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농협ㆍ기업 등 6대 은행의 전세대출(기금을 제외한 은행계정)은 올해 1~5월에만 3조4974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전세난이 심화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2조248억원) 보다도 1조4726억원(72%)이 증가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1조2221억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국민은행(7313억원), 농협은행(6713억원), 신한은행(5767억원), KEB하나은행(3030억원) 순이었다.
전세 대출의 급증은 전세난 심화에 따라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 따른 결과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조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전셋값은 작년 5월1억7256만원에서 올해 5월 2억136만원으로 1년 만에 2880만원(16.7%) 올랐다.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은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3억4111만원에서 4억676만원으로 6565만원(19.2%)이 뛰었다.
전세가는 이미 매매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은 지난달 처음으로 75%를 돌파했다.
성북구(84.3%), 성동구(81.0%), 구로구(81.2%), 중구(80.1%), 동작구(80.0%) 등5개 구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었다.
이처럼 전세난이 해갈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데다가 기준금리 인하로 촉발된 은행권 대출 금리 인하로 전셋값 조달비용이 싸지면서 전세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작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리자, 6대 은행의 전세대출은 비수기였던 7~8월 두 달 동안 1조원 넘게 급증한 바 있다.
시중 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은 비단 전세자금 뿐 아니라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매매 시장에도 크게 유입되는 추세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이 최근 폭등하면서 주변 분양 시장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분양 시장의 집단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6일 기준으로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 결과 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서울 강남과 서초, 강동구 일대의 상승폭이 전주 대비 커지고 있다. 강남(0.18→0.23%)과 강동(0.08→0.13%)의 경우 한 주 만에 0.05%p 뛰어 올랐으며 서초구도 0.13%에서 0.16%로 0.03%p 상승했다.
이와 비례해 주택담보대출를 주도하는 집단대출의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금융당국의 여신심사 규제에서 빠진 집단대출은 분양시장의 호황과 함께 급증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9조6000억원 가운데, 5조2000억원이 집단대출이 정도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의 정희수 팀장은 “전셋값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인 데다가 전세대출은 원리금을 갚는 게 아니라 이자만 갚아도 되는 거치식, 변동금리 구조여서 기준금리 인하로 전세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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