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기형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해 ‘원 롯데, 원 리더’의 입지를 굳히려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계획이 그 첫 단계부터 결국 어그러졌다.

13일 호텔롯데는 금융위원회에 상장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철회신고서에서 “당사에 대한 최근 대외 현안과 관련, 투자자 보호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대표주관회사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검찰이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내 신동빈 회장 집무실과 평창동 자택, 주요 계열사 등 총 17곳과 본사 34층에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 거처와 집무실, 성북동 자택 등도 압수수색한 가운데 13일 오전 롯데그룹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지난 10일 검찰이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내 신동빈 회장 집무실과 평창동 자택, 주요 계열사 등 총 17곳과 본사 34층에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 거처와 집무실, 성북동 자택 등도 압수수색한 가운데 13일 오전 롯데그룹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어 호텔롯데 측은 “상장은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고 주주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사안이므로, 향후 방안에 대해 주관회사 및 감독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호텔롯데는 상장일정 철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면세사업장 확장 및 해외 면세점 신규 오픈 등 면세 사업 확대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공언했던 ‘신동빈표 롯데’의 첫 출발점이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롯데의 기형적인 지배구조가 문제가 되며 국적논란까지 불거지자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의 영향력을 줄이고, 지배구조를 합리적으로 재편하기 위해 한국 롯데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0.1%의 지분율로 그룹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등 기형적인 롯데의 순환출자 구조가 알려지면서 재계 5위 기업에 걸맞지 않는 후진적인 지배구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일본의 롯데홀딩스가 보유한 호텔롯데의 지분이 99%에 달하는 등의 구조도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이 됐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시키면서 30~40% 상당의 신주를 발행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력을 줄이고,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한국에서의 면세점 사업에 전액 투자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신동빈표 롯데’의 출발이자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혔던 호텔롯데 상장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연루된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수사로 발목이 잡히더니, 롯데에 대한 전방위 사정으로 결국 무산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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