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최근 올랜도, 파리 등에서 일어난 일련의 테러 사건들이 한층 더 안타까운 것은 ‘정말 막을 수 없었나’ 하는 의문 때문이다. 범인들은 의심할 만한 이력을 갖고 있거나, 수상한 ‘신호’를 보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조금 더 눈여겨 봤더라면 희생을 막을 수도 있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테러에서 향후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테러, 조짐은 있었다=테러범들은 범행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는 ‘조짐’을 보였다. 각국 정보 당국들이 위험 정황을 포착하고 과거 조사에 나선 적이 있을 정도다.
49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범 오마르 마틴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감시망에 있었던 있던 인물이었다. 과거 세 차례 조사받은 전력도 있다. IS와의 유대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고, 시리아 자살 폭탄 테러범과의 연관성도 의심받았다. 그와 보안경비업체인 G4S에서 함께 일했던 다니엘 길로이는 뉴욕타임스(NYT)에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며 “(그의 성향을 고려할 때) 사건에 충격으로 다가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IS 추종자로 프랑스 경찰관 부부를 살해한 라로시 아발라 또한 범행 가능성이 애초 의심됐던 인물이었다. 과거 지하디스트 모집에 관여한 혐의로 체포돼 유죄 선고를 받았던 만큼 프랑스 수사당국이 인지하고 있던 극단주의자였다. 외신들은 그가 사건 전 이미 위험한 기미를 보였다고 전했다. 2011년 체포 전까지는 좀도둑 정도로 알려졌지만, 체포 후에는 위험한 극단주의 사상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조직적 테러가 감행된 파리와 브뤼셀 테러의 경우에도 요주 인물들이 정보 당국들의 위험 인물 명단에 이미 올라 있었다. 이 때문에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그들이 움직일 때…감지 방법은=정보 당국들이 수많은 감시 대상 인물들을 늘 추적하며 감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특히 혼자 생각해 움직이는 ‘외로운 늑대’의 테러는 더욱 그렇다. 정보 기관들은 문제의 인물들을 밤낮으로 감시하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항변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까지의 테러 감시 방법에 수정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테러리즘 전문가 장 찰스 브리사드는 “경찰들은 테러리스트의 테러 계획을 감지할 때 무기 확보 시도 등 객관적인 행동에만 집중한다. 이러한 기준이 재정립돼야 한다. 갑작스런 행동 변화 등 작은 신호도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발라의 경우 보호 관찰관에게 종교적 행동을 숨기려 했고, 범행 5일 전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는데 이러한 행위를 보통 사람의 행동과 같이 대수롭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주변인들이나 같은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터넷 등으로 소리없이 극단화되는 경우를 모두 추적하기 어려운 만큼 주변에서 의심될 만한 행위를 목격했을 때 반드시 신고를 해달라는 것이다. 엘리엇 아이작 신시내티 경찰국장은 14일 WCPO에서 “누구든 (수상하게) 관심을 끄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정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보를 받고 우리가 이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틴의 경우에도 두 번째 아내는 범행 계획을 알고 있었다.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하지만 주변인이 행동해야 할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예다.
▶감시vs사생활 보호 논쟁 다시 불 붙을 수도=그러나 피해 규모가 크고, 테러가 계속해서 잇따르다 보니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정보 기관과 관계 당국의 개인 정보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표적 예다. 이에 따라 개인, 개인들의 정보를 관리하는 기업 대 국가 사이의 줄다리기가 다시금 시작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근 샌 버나디노 테러 당시에도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 달라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와 그럴 수 없다는 애플의 기싸움이 팽팽했다.
이러한 논쟁이 가장 크게 일었던 때는 지난 2013년 6월 에드워드 스노든이 국가안보국(NSA)가 미국민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기밀을 유출했을 때였다. 이로써 NSA 활동 위법 논란이 강하게 일면서 지난해 6월 ‘미국자유법(USA Freedom Act)’이 통과됐다. 법안 통과로 미국 시민의 통신기록은 통신회사만 보유하고, 정부는 집단이 아닌 개별 통신기록에만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야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과거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은 9.11 테러 후에 도입된 애국법 215조를 토대로 자국 시민 수백만 명의 통신기록을 한꺼번에 수집해 5년간 보관하는 권한을 행사했다. 휴대전화기를 자주 바꾸며 이동하는 테러 용의자도 건건이 법원에서 영장을 발급받지 않고 임의로 감청해오기도 했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만큼 유력 후보들의 테러 대응 방침에 따라 관련 논쟁에 다시금 불이 붙을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국자유법에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유세 과정에서 IT기업들이 테러 방지를 위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발언해 세부적 대응 방침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는 테러 대응을 크게 강조해 온 데다 미국자유법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업적인 만큼 테러 대응 방식에 더 크게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후보다.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