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원료 수입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롯데케미칼이 언론에 해명 자료를 배포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검찰은 오히려 “석연치 않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검찰 수사를 받는 기업이 공식 해명 자료를 내는 것도 이례적인 일인데 이에 대한 검찰의 반응도 즉각 나오면서 롯데케미칼과 검찰의 신경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7일 롯데케미칼 측에 따르면 자신들의 해명 자료를 두고 전날 검찰이 기자들에게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반응한 것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검찰이 수사 진행상황을 공표하면서 혐의가 입증되기도 전에 기정사실화 해버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검찰은 이날 “롯데케미칼 측이 낸 해명자료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해명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일본 롯데물산의 회계자료와 두 회사 간 자금거래 관계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제출된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한ㆍ일 사법공조를 적극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롯데 측이 나서서 혐의 내용을 적극 반박하자 검찰도 하루만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롯데케미칼은 원료 수입 과정에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넣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반면 롯데케미칼 측은 “수사를 받는 중이다 보니 조심스럽지지만 아직까지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수사결과가 나온 후에 언론에 알렸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입장이다.
해명 자료를 본 검찰이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에는 성실히 응하겠지만 그 내용을 모두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이같은 재차 반발에 검찰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5일 롯데케미칼은 대표이사 명의로 장문의 해명 보도자료를 내 제기되고 있는 혐의를 전면 반박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언론보도가 시실과 매우 다르다. 원료 구입 과정에서 그룹으로부터 별도 자금 형성을 지시받은 적도 없고 그런 일을 실행한 것도 없다”며 자세한 상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또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직원 모두 성실히 조사에 임해 신속한 조사결과를 통해 이러한 의혹들이 명백히 밝혀져 조속한 시일 내에 경영환경에 활기를 회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전방위적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 중 이같은 해명 자료를 낸 것은 롯데케미칼이 유일하다.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건설 등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편 검찰 측은 “기업 수사를 할 때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나름대로 판단하면서 한다”며 “기업 종사자들의 생활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신속하게 수사를 끝낸다는 게 검찰의 목표”라고 수사 스탠스를 밝힌 바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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