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유통법 국회 통과 눈앞…판매 풍속도 어떻게 바뀔까

보조금 · 실제판매가 등 홈피 고지 번호이동 · 기변 따른 차별 없어져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 선택도 가능 구입가 차익 노린 ‘폰테크’ 옛말로…

약정 미끼 불법 유인책도 안통해단통법

불법 과다보조금이 횡행하던 2013년 겨울

50대 남성인 A씨는 낡은 스마트폰을 바꾸기 위해 한 이동통신사 판매대리점을 찾았다. 출시된지 6개월 정도 지났지만 여전히 인기있는 모 제품을 사고 싶었다. 판매원은 판매가 ‘100만원’이라고 했다. 너무 비싸다며 발길을 돌리려 하자 그는 ‘대폭 깎아주겠다’며 옷자락을 붙든다. “번호이동(통신사 변경) 하시구요. 약정을 오래하시면 할인을 해드릴 수가 있어요. 36개월 약정하시면 휴대폰 할부금이 이만큼 줄어들죠? 그만큼을 저희가 깎아드립니다. 요금도 원래보다 이만큼씩 할인되니까 3년이면 무려 50만원 이상 깎아드리는 거에요. 서비스로 휴대폰 케이스도 드릴게요. 저희만 이렇게 싸게 드려요.” A씨는 적어도 60만~70만원은 할인받았다고 생각하고 계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실은 제값을 다 주고 산 것에 불과하다. 규정상 보조금 혜택조차 한푼도 받지 못했다. 이른 바 ‘호갱’이다.

단말기유통법이 시행중인 2015년 여름

C씨가 판매점을 방문했다. 희망하는 스마트폰을 지목하자 곧바로 판매원의 간단명료한 설명이 뒤따른다. “출고가 80만원이고요. 번호이동시 저희 매장에서 제공 가능한 보조금은 25만원입니다. 그래서 판매가는 55만원입니다. 번호이동 대신 기기변경(통신사 유지로 기기만 교체하는 것) 하시면 그만큼 통신요금을 할인해 드립니다.”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반문하자 “타 매장도 큰 차이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른 매장을 돌아보니 같은 제품이 52만~60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0원에 판매하거나 80만원 출고가 그대로 판매하는 곳은 발견할 수 없었다.

해묵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안(단통법)’이 드디어 국회 통과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단통법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10월이다. 보조금을 받지 않고 통신서비스에 가입하거나 단말기 구입 없이 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 혜택을 주도록 한 제6조만 공포 후 6개월 후 시행에 들어간다.

단통법이 본격 시행되면 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의 구입 풍토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통신서비스 가입시 일정하고 투명한 가격에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단말기별 출고가, 투입 보조금, 이를 차감한 실제 판매가를 통신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에 알 수 있다. 대리점, 판매점 등 유통점에서는 이통사가 공시한 보조금의 15% 범위 내에서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어느 매장이나 약간씩의 차이는 있되 이전과 같이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누구는 0원에, 누구는 50만원에, 누구는 100만원에 구입하는 것과 같은 현격한 차별은 사라진다.

사례에 등장한 A씨처럼 제값을 다 주고 산 사람도 있지만 정보와 기동력으로 100만원의 불법 보조금 혜택을 누리는 소수의 ‘폰테크’ 족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발품을 팔아 싸게 파는 매장에 가더라도 수십만원씩 가격 차가 나지 않게 된다.

번호이동,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차별도 사라진다. 이제까지는 통신사를 바꾸지 않는 장기 고객들이 오히려 손해를 봤다. 통신사들이 타사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번호이동에는 과다한 보조금을 투입하면서, ‘집토끼’인 장기 고객이 휴대폰을 교체할 때는 그보다 훨씬 빈약한 보조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단말기 구입시 지원받는 보조금 대신 그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중고 단말기나 자급제 휴대폰을 사전에 구해 단말기 구입 없이 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에 기존에는 없던 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업계는 단통법 시행후의 단말기, 통신서비스 영업 행태와 구매 풍토의 변화는 일단 현재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현재는 단통법이 통과되지 않았는데도 이통3사의 순환 영업정지 징계에 따른 업계 자숙 분위기와 정부당국의 잇딴 규제장치 마련으로 보조금 파동이 아직 재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들어 정부당국은 업계 자율 참여 형식을 빌어 판매점 인증제도 도입, 허위ㆍ과장광고 신고센터 운영, 불법보조금 신고센터 등 방통법에 준하는 규제 장치를 운용하고 있다. 보조금 공시제도도 올해 중 도입할 예정이었다.

이런 큰 틀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에 의해 뒷받침될 지는 이후 만들어질 시행령에 달렸다. 이미 주무당국과 통신사 등은 이를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방통위가 보조금 상한선을 얼마로 정하느냐다. 방통위가 현재 정한 보조금 상한액은 27만원이다. 방통위는 단통법 시행에 맞춰 새로운 보조금 상한선을 정하게 된다. 이 액수는 과거 가격이 저렴한 피처폰 시절 만들어진 것이므로 현실을 감안할 때는 상향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하지만 방통위 측은 “아직 아무것도 전해지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단, 이 같은 보조금상한제와 제조사가 당국에 단말기 판매량 및 장려금 규모, 매출액 등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규정은 시행 후 3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유효한 일몰제로 하기로 했다. 지나친 시장간섭이라는 지적 때문에 이같이 조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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