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조 파업시 지원 제외” 협력·하청업체 선별지원 방침 시사 노조 “생계보장 없이는 파업 불사” 구조조정 둘러싼 노정 갈등 고조

정부가 조선업 노조들이 구조조정에 반대해 파업을 강행할 경우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되더라도 지원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 조선사들의 인력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 없이는 지원도 없다는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업 노조는 실직이 예상되는 근로자들의 생계보장 등 지원책 없이는 파업도 불사할 태세여서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정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20일 고용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앞둔 상황에서 조선업 노조들이 파업을 결의한 것은 옳지 못한 판단”이라며 “파업 사유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하지만 자구노력 없이 구조조정에만 반대한다면 3대 원칙을 토대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3대 원칙이란 ‘엄정평가’, ‘철저한 자구계획과 손실부담’, ‘신속집행’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해운업, 조선업 구조조정 시 자구노력이 기본이 돼야 하고,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지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현행 고용정책기본법 및 시행령에 따라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도 그 업종에 속하는 모든 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재무여건, 고용변동 상황 등을 판단해 지원 대상을 제한할 수 있다.

아울러 조선사 노조가 계획대로 구조조정에 반대해 파업을 강행할 경우 자구 노력도 없는 곳에 정부 예산을 지원한다는 여론의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 어려운 시기에 노사 모두 임금 동결이나 삭감 등 고통을 분담하기보다 파업을 통해 기득권만 챙기려 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방침에도 조선업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더라도 이들을 뺀 협력ㆍ하청 업체부터 우선 지원하는 ‘선별 지원’ 방침도 시사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이들 근로자들이 대량 실업 등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이들 근로자들을 상대로 휴업이나 휴직 등 고용유지 노력을 최대한 기울이되 불가피하게 퇴직인력이 발생하면 실업급여, 재취업 지원, 맞춤형 훈련 등으로 신속 지원을 병행할 방침이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85%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노조도 경영진의 구조조정 자구안에 반대해 쟁의를 결의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조는 정부에 실직 노동자와 가족에 대한 최대 2년간 생계보장, 임금체불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자구노력 없는 곳에 지원도 없다는 정부 방침에도 이들 노조는 파업 철회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노정 갈등이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