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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면전서 ‘CVID’ 외친 펜스…“앞으로 할 일 많아”
뉴스종합| 2018-11-15 14:42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 15일 오전 마이크 펜스 美 부통령 만나
- 펜스 “CVID까지 할일 많아”… 7월 이후 北美 협상에선 ‘FFVD’ 사용
- 펜스 부통령 줄어든 외교 입지 반증 분석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다시 언급했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언급하면서다. 북한은 그동안 ‘CVID’ 표현에 대해 ‘우리가 패전국이냐’는 등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때문에 지난 7월 북미 고위급 협상 이후 북한과 미국 사이에선 ‘CVID’ 표현 대신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용어를 사용해왔다.

펜스 부통령이 더이상 북미 협상에서 사용되지 않는 ‘CVID’ 표현을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사용한 것은 그만큼 북미협상에서 펜스 부통령의 입지가 축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과 함께, ‘전례 없는 대북제재’를 강조해온 펜스 부통령 자신의 강한 의지를 문 대통령 앞에서 보이려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15일 오전 싱가포르 ‘선텍(suntac)’ 컨벤션 센터에서 문 대통령과 만나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눴고, (문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노력에 있어 긴밀한 파트너십을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고 답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이 부분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면서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안보와 평화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특히 “궁극적으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뤄야 하므로 계속 노력하겠다.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정상회담이 있을 경우 한반도의 장기적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에 큰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면담 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얘기하면서 (북한에서) 더는 미사일 발사라든지 핵실험은 없고 인질들도 풀려난 상태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진전이 있었다는 말을 나눴다. 하와이에서 유해송환이 시작된 것을 목도한 것도 영광”이라고 평가했다.

펜스 부통령은 “한반도 안보와 평화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이룬 동시에, 한미 양국 간 교역협정(FTA) 재협상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신 것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비해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과의 대화에서 주로 ‘덕담’ 수준의 인사말만을 건넸다. ‘초강경 매파’로 분류 되는 펜스 부통령이 갑작스럽게 자신의 ‘강경’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기에 전략적으로 예민한 주제에 대해선 의견 제시를 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고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것은 전적으로 강력한 한미동맹의 힘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 남북관계와, 또 북미관계가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의 긴밀한 협력과 공조가 있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그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며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과 2차 북미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는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도력과 결단력 덕분이라 생각하고 늘 감사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친에 이어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가진 펜스 부통령이 이 여정에 함께해주셔서 아주 든든하다”며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정책의 근간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굳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신 것을 축하드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도 축하 메시지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의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용사였다는 점을 언급한 것과 관련 “저희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것을 (문 대통령이) 다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양국 국민에게 가장 좋은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더빨리 도래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면담은 34분가량 진행됐다. 면담에는 한국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남관표 국가안보실2차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김의겸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 키스 켈로그 국가안보보좌관, 존 설리반 국무부 차관, 매튜 포틴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자리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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