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BPM, 심장박동과 동일한 비트수 오직 소리에 반응 개인의 즐거움 추구 YG엔터·프로듀서 김창환 속속 가세 SM은 10월에 EDM중심 페스티벌
60년대는 록앤롤, 70년대는 디스코의 시대였다. 2000년 이후에 접어들며 전세계 음악시장에 포착된 새로운 트렌드는 EDM(Electronic Dance Music·일렉트로닉댄스뮤직)으로 모아졌다. 128 BPM, 심장 박동수와 동일한 분당 비트수에 젊음이 들썩인다. “음악엔 시대가 요구하는 음악”(마이다스 ENT 김창환 대표)이 있었다. 지금은 바야흐로 EDM의 시대다. 메시지는 없다. 오로지 소리에 반응하는 개인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젊음의 음악’이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EDM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음악이다. 해외 트렌드에 큰 영향을 받는 국내에서도 몇 해전부터 EDM이 각광받고 있다”라며 “기존 젊은 세대를 대표했던 록 음악이 위축되면서 그들이 즐길 만한 강력하고 신나는 음악이 필요했다. 그 한 축에는 힙합, 다른 한 축에는 EDM이 자리해 젊은 세대가 가장 즐길 만한 장르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올 들어 K-팝을 이끄는 국내 굴지의 대형기획사가 나란히 EDM에 뛰어들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EDM 레이블 ‘스크림 레코즈(ScreaM Records)’를 설립하고, 루나와 엠버의 음원을 공개했다. 스크림 레코즈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실력 있는 프로듀서들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기회를 만들고, 아시아 시장에서 세계적인 DJ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SM은 오는 10월 EDM 장르를 주축으로 한 페스티벌도 개최한다. 최근 SM 관계자는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오는 10월 1, 2일 양일간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총 60여팀의 세계적인 DJ·뮤지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Spectrum Dance Music Festival)’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페스티벌은 ‘더 넥스트 뮤직 파라다이스(THE NEXT MUSIC PARADISE)’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EDM, 힙합 등 다양한 장르는 물론 K-팝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는 지난 1월 “리퓬, 오슬라 등과 같은 해외 유명 EDM 레이블과 전략적 제휴를 진행 중”이라며 “서울을 EDM의 대표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미 서울 청담동 한복판에 자리한 SM이 만든 레스토랑 SMT 서울에선 EDM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음악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15만명의 관객을 끌어모르며 연간 10~30%의 매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세계적인 EDM 축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ltra Music Festival, 이하 UMF) 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5주년을 맞은 UMF 코리아는 오는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진행됐다. YG가 공동 투자, 제작한 첫 페스티벌이다.
UMF 측은 “K-팝 계를 이끄는 대형 아이돌 기획사인 YG와 아시아 최고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인 울트라 코리아가 함께 하는 만큼 더욱 화려하고 강력한 공연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두 대형 가요기획사가 EDM에 뛰어든 이유는 ‘가능성’을 발판으로 두되, 기존에 해오던 음악의 확장과 집중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이끌어왔던 두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지난 몇 년간 자사 아티스트를 통해 EDM 음악을 실험해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 삼아 SM, YG가 EDM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모습이 됐지만, 기존에도 소속 아티스트 음악을 통해 EDM을 접목해 각 회사에 맞춘 음악을 내놨다”고 봤다.
실제로 SM 엔터테인먼트는 “SM 내에 EDM을 좋아하고 잘 만드는 인재풀이 갖춰진”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미 에프엑스, 샤이니를 통해 EDM을 접목한 음악을 내놨다. YG의 경우 EDM의 무수히 많은 하위 장르 가운데 트랩 장르를 시도했다. 지드래곤과 씨엘의 솔로앨범은 힙합을 ‘EDM화’한 트랩 장르로 클러버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90년대 대중음악 시장을 지배했던 프로듀서 김창환(마이다스이엔티 대표)도 일찌감치 EDM 시장에 뛰어들었다.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가 대표로 있는 마이다스이엔티(MIDAS ENT)에는 현재 국내 DJ 순위 1, 2위에 이름을 올리는 DJ KOO(구준엽)와 맥시마이트가 소속돼있다. 최근 방송된 케이블 채널 엠넷 ‘프로듀스101’의 ‘픽 미’가 김창환과 마이다스이엔티의 작곡팀에서 태어났다. 현재 “클럽신의 잘 나간다는 DJ들은 모조리 소속”돼있다. 쿨의 김성수 역시 마이다스이엔티와 손을 잡고 DJ KU:L(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김창환 프로듀서는 지난 20여년간 업계에 몸 담으며 김건모 신승훈 등을 배출한 ‘미다스의 손’이다. 김 프로듀서는 급변하는 음악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EDM을 찾았다. 그는 “현재 가요계는 10대 위주의 시장으로 편성돼 팬덤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갖게 됐다”며 “음반 시장이 음원시장으로 바뀌며 수익구조가 쉽지 않았을 무렵 쉬면서 업계의 흐름을 봤다”고 말했다. 시대와 세대의 변화가 EDM이라는 음악 장르의 수요를 높일 것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과거엔 스타를 동경하는 문화였다면 현재는 개인의 즐거움을 중요시하는 시대가 됐다”는 김창환 프로듀서는 “EDM은 클럽과 페스티벌 등 넓은 공간에 적합한 음악이지만 DJ를 보고 열광하기 보단 개인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음악으로 최적화돼있어 변화한 세대가 가장 소비하기 적합한 음악이다”라고 말했다.
김창환 프로듀서를 주축으로 한 마이다스이엔티 역시 구준엽, 맥시마이트를 필두로 다양한 DJ 풀을 갖춘 상태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초석도 다지고 있다. 마이다스이엔티는 현재 중국에서 EDM 페스티벌 및 공연, 파티 등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의 EDM 시장 진출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이대화 평론가는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이 대중문화의 큰 축으로 성장하고 있는걸 SM 스크림레코즈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봤고, 모어 댄 레스 이수창 대표는 “대형기획사나 미디어에서 EDM을 노출시키니 일렉트로닉 음악이 있다는 걸 대중이 알게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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