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 밴대리점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난처한 경우가 많다. 지난 4월25일부터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매출액이 3억원을 초과하는 신용카드 가맹점은 밴사 등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을 수 없도록 했지만, 가맹점들의 은밀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A씨는 고객들에게 현재 리베이트 제공은 금지라고 설명하지만, 현실적으로 영업 확장을 위해서, 그리고 기존 거래처의 유지를 위해서는 리베이트 제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A씨는 매달 결제 수십 만원 씩을 현금으로 가맹점에게 제공하고 있다. 과거 리베이트 제공이 불법이 아니던 시절에는 세금 계산서 등을 발급받고 현금을 제공했지만, 이제 원천적으로 차단이 된 만큼 이 비용에 대한 회계 처리를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 이후 금융당국이 밴사 등의 리베이트에 대해 엄정 단속 의지를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음성적으로리베이트가 지속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이 밴리베이트 등에 대한 집중 단속 의지를 밝힌 이후 과거 처럼 3년 간의 기간 명목으로 거액의 돈이 한꺼번에 이동되는 형태는 크게 줄었지만, 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현금으로 제공하는 관행은 여전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리베이트 제공이 음성화돼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는 것.
특히 밴사와 밴대리점 등의 리베이트는 최근 가까스로 합의에 이른 5만원 이하 카드 무서명 거래 시행과 관련해 밴/밴대리점 등의 반대 논리로 작용했던 것이어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밴/밴대리점 등은 연간 2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리베이트 부담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무서명 거래 확대로 인한 부담을 지기 힘들다는 주장을 펴온 바 있다.
금융당국도 밴/밴대리점들이 대형 가맹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 관행 때문에 적자를 보고 있다는 주장에 따라 밴대리점의 리베이트 지급 금지 대상을 기존 10억 이상 가맹점에서 3억 이상으로 하향 조정해 리베이트 관행을 줄여나가기로 했던 것. 이에 대해 금융위는 “밴대리점의 수익 보전을 위한 포용정책”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밴 대리점 관계자는 “그동안 리베이트를 받아오던 가맹점들이 음성적으로 리베이트를 요구하면 거절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직접 가맹주들이 별도로 만나 음성적인 계약을 맺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단말기와 포스 제공도 원칙적으로 불법으로 규정돼 있지만, 이같은 설비 제공을 무상으로 받지 못하면 오히려 무능한 가맹점으로 여겨질 만큼 만연화돼 있다”라며 “금융당국의 엄정한 단속 의지에 겉으로는 리베이트 관행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교묘하게 음성적으로 리베이트 지급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금감원은 대형 유통법인(가맹점)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협의로 카드밴사와 대형 유통 법인 등의 자료를 검찰로 넘겨 수사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밴사의 불법 리베이트 관련 단속을 강화하고 리베이트를 수령한 가맹점 블랙리스트를 작성ㆍ관리할 방침이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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