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공개 찬성, 5명까지 늘고

‘본회의 표결 참석’ 입장 잇달아

“오늘 내일 중 韓 입장 표명”

출근하는 한동훈 대표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지 않은 채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진·주소현·김해솔 기자]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본회의 표결을 사흘 앞둔 11일 국민의힘에서 ‘탄핵 찬성’ 및 ‘표결 참석’ 입장이 확산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와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기존 당론과 배치되는 입장 표명이 연달아 나오자, 이목은 침묵하는 한동훈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친한계의 6선 조경태 의원은 “대표께서 조만간에 입장 표명이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 대표에게 ‘강단있는’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소 5명’ 탄핵 찬성…배현진·김소희·우재준·진종오 “표결 참석”

친한계 초선이자 당 청년최고위원인 진종오 의원(비례)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개의 전 소집된 의원총회에 들어가던 중 기자들을 만나 “(탄핵안) 투표에 들어가는 것으로”라며 “가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계속 여러 얘기들이 오고 가고 있어서 일단은 내일까지도 얘기를 더 해봐야 될 것 같다”며 “우리가 선택을 한 번 잘못했을 경우에는, 그 선택으로 인해 다 같이 모두가 다 힘들어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까 신중하게 선택을 하려고 지금 많은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계 우재준 의원(대구 북갑)은 “웬만하면 들어가야 하지 않나 생각 중”이라고 했다. 김소희 의원(비례)도 탄핵안 표결 참석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히 들어가야죠”라며 “표결은 소신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김 의원은 앞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김상욱(울산 남갑)·김예지(비례)·김재섭(서울 도봉갑) 의원과 함께 지난 5일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을 촉구하는 소장파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이들은 당시 “이번 사태를 풀어나가는데 (5명은) 뜻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했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한 차례 진행된 탄핵안 표결에서 ‘부결(반대)’ 및 ‘표결 불참’ 당론을 정했고, 이는 의결정족수 부족에 따른 표결 불성립 사태로 이어지며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악화되는 여론에 이날 오후까지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안철수(4선·경기 성남분당갑)·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을 포함해 총 5명까지 늘었다. 탄핵안의 가결정족수는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 이상’으로, 국민의힘(108석)에서 ‘8표 이상’ 이탈표가 나오면 통과된다. 친한계 배현진(재선·서울 송파을) 의원도 탄핵 찬반과 별개로 표결 참석 의사를 전날 밝힌 상태다.

일부 의원들의 당론 이탈에는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인 ‘2~3월 하야 및 4~5월 조기대선’ 로드맵과 ‘윤 대통령이 하야보다 탄핵을 원한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탄핵 찬성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라며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하는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연 (왼쪽부터) 김소희·김재섭·김상욱·김예지·우재준 국민의힘 의원 [연합]

‘탄핵 찬반’ 침묵하는 韓…“더 강단있게” 주문도

정치권의 시선은 한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요건에도 맞지 않는 위법한,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후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윤 대통령 탈당(4일)”,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5일)”,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6일)”, “대통령의 조기 퇴진은 불가피하다(7일)”,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7~8일)” 등의 입장을 내놨지만 ‘탄핵 찬반’을 묻는 질문엔 명시적으로 답한 적이 없다.

이와 관련해 조경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 대표를 만난 직후 ‘한 대표의 탄핵 찬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마도 탄핵과 관련된 의견, 그런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아마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조만간에, 오늘 내일 중에 입장 표명이 있을 걸로 생각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한 대표는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관련 긴급현안질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회에서 서범수 사무총장, 한지아 수석대변인 등 친한계 의원 10여명과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김상욱 의원은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나 한 대표를 향해 “좀 더 강단있게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을 정확하게 적시하면서 보수의 가치를 지켜주시고, 보수의 가치를 방향타로 해서 당을 이끌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촉구했다. 또 김 의원은 “여당에서도 국민들께 진정 어린 사죄와 반성을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될 것”이라며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지만 국민들께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