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360억弗 경기부양책 발표
교육등 인프라 개선 약속
바레인
반체제 정치사범 대거 석방
요구사항 수용 野권 달래기
예멘
반정부 시위 12명 사망
집권당 의원까지 항의·탈당
대통령 퇴진시위 한층 격화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중동의 각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 돌풍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유화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의 긴급 유화책이 튀니지에 이어 이집트, 리비아 등지로 번진 민주화 혁명의 불길을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왕의 귀국과 함께 36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날 국가 개발기금의 규모를 2배로 늘려 국민들의 주택구입, 창업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가 공무원 급여도 지금보다 15% 인상하도록 지시했다. 2014년까지 4000억달러를 투입해 교육, 기반시설, 의료 등을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압둘라 국왕은 지난해 미국에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마치고 모로코에서 요양생활을 해오다 이날 석 달 만에 귀국했다. 중동 혁명의 불씨가 리비아에 이어 사우디로 옮아붙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진 가운데 정국 안정을 위한 긴급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양한 경기부양책과 달리 지방선거제 도입이나 여권 신장 등 정치와 사회 개혁 조치는 언급하지 않아 정국 불안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이다.
사우디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쓰는 반정부 시위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제다에서 지난달 28일 홍수 피해 예방을 위한 상하수도 시설 확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려 30명 전원이 연행됐고, 지난 17일에는 동부 아와미야에서 시아파 수감자들을 재판 없이 석방하라는 시아파의 시위가 발생했다.
정당 활동이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수와 변호사 등 지식인 10여명이 최근 이슬람 움마당 창당을 선언하고 일반인의 공직 진출을 위한 피선거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아파가 전체 인구의 15%에 불구하지만 시아파 대부분이 주요 유전지대가 몰려 있는 동부에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아파가 주축인 이란과 이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10%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빈부격차, 여성인권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대규모 시위가 재점화된 바레인도 23일 시아파 정치사범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바레인 정부는 왕정체제 전복을 기도한 혐의로 수감 중인 시아파 정치사범 23명을 포함해 모두 308명을 석방했다. 해외 망명 중인 하산 무샤이마와 자유이슬람운동(FIM)의 사무총장인 알 시하비 등 야권 지도자 2명도 사면했다.
이는 왕정교체 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셰이크 하마드 국왕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야권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유화책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바레인은 전체 인구의 70%가량이 시아파이며 이들은 지난 40여년 간에 걸친 수니파의 통치에 극도의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시아파 정치사범 23명은 지난해 10월 체제 전복을 기도한 혐의와 함께 불법단체 조직과 테러조직 자금 지원 혐의, 거짓 정보 유포 혐의를 받고 수감 중이었다. 바레인 당국은 이들 수감자가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진상 조사도 벌일 계획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시아파 최대정당인 이슬람국가협의회(INAA) 등 바레인 야권은 정치사범 석방 조치를 일단 환영하면서도 현 정부 내각이 사퇴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총선이 실시되기 전까지는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바레인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도 마나마의 진주광장에서는 이날도 수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위가 지속됐다.
반정부 시위 본격화 이후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격렬한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예멘에서는 집권 여당 소속 의원 7명이 시위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탈당했다고 AP통신이 23일 전했다.
32년째 장기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 ‘일반민중의회’ 소속인 압둘 아지즈 주바리 의원은 자신을 포함해 모두 7명이 탈당했다고 밝혔다. 주바리 의원은 “국민들은 평화로운 시위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만 한다”며 시위대에 대한 정부의 폭력에 항의하기 위해 탈당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여당 의원 7명이 탈당한 이후에도 여당은 전체 301석 가운데 240석을 보유하고 있어 야권에 비해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역시 수도 사나에서는 수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살레 대통령은 2013년 임기 종료와 함께 물러날 것이며 대통령직을 아들에게 세습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지만, 시위대는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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