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시한폭탄처럼 정점을 향해 치닫고있다.

그리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거국내각 구성에 실패해 이달말 예정인 긴축안 의회 가결이 불투명해지자 16일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증폭됐다.

IMF는 급기야 공식 발표를 통해 이달말 IMF의 구제금융 5차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로존은 강제 채무조정을 원하는 독일과 연성 조정을 원하는 ECB와 프랑스의 간격이 좁아지지 않고있는데 그리스 정치권도 긴축안 가결을 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부도위기를 막기위해 일단 IMF가 기존 입장을 양보해 돈을 주겠다고 한 형국이다.

이달말까지 그리스 국가부도를 놓고 그리스 정부와 유로존의 독일과 ECB, 그리고 IMF가 뒤엉켜 지난해처럼 치킨게임을 벌이는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중에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 국채 금리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스페인도 사상 최고수준으로 뛰어올라 최악의 상황인 스페인 전염 우려가 현실화되고있다.

▶그리스 담력 게임 3가지 시나리오=파이낸셜타임스는 이에대해 그리스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상대로 ‘담력 게임’을 벌이고있면서 이달말까지 그리스가 긴축안 의회 통과로 EU/IMF의 1200억 유로 규모 2차 지원팩키지를 얻어내든지 아니면 의회 가결이 안됐을 경우 EU와 IMF가 유로존 위기를 막기위해 그리스를 지원해주던지 아니면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는 3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첫째 시나리오인 그리스 정부의 긴축안이 의회 통과하기위해서는 파판드레우 총리가 게오르그 파파콘스탄티뉴 재무장관을 짤라야한다는게 중론이다. 그동안의 긴축정책으로 전국적인 반대 시위만 키워왔기 때문에 이번에 파판드레우 총리가 재무장관을 읍참마속하는 카드로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7월 11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정례회의까지 유로존 수뇌부들이 독일의 양보를 얻어내 2차 지원안이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국적인 시위와 야당의 반대에 직면한데다가 16일 여당 의원 2명까지 반발사퇴한 형국이라 그리스 정부가 가결안을 얻지못하면 이번엔 공이 EU와 IMF로 넘어간다.

이럴경우 IMF나 유로존의 돈줄인 독일 정부는 그리스 정부는 긴축하지 않는데 추가 지원을 해준다는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유로존 금융위기를 막기위해 그리스를 지원해야한다. 한마디로 그리스가 긴축하지않겠다고 버텨도 유로존이 지원해줄수 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이런 정치적 부담에 지친 유로존 수뇌부와 IMF가 그리스의 파국을 방치하는 경우이다.

그리스는 만약 IMF가 5차 지원금을 만약 6월29일 예정대로 집행해주지않으면 7월 15일 국채만기도래물량 24억 유로를 상환하지 못하고 부도가 난다.

▶스페인 우려 증폭=그리스와 EU가 그리스 해법을 놓고 또다시 시일을 끌면서 금융시장에서 그리스 국채 가격은 디폴트 국가 수준으로 연일 폭락했다. 이날 그리스 국채금리는 2년물이 장중 한때 30%대로치솟았고 10년물도 17.6%로 급등했다. 부도 가능성을 가늠케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도 이날 280베이시스포인트(1bp=0.01%) 상승해 무려 2,050bp까지 치솟았다.

스페인 국채 10년물도 5.73%로 11년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남유럽 재정위기 국가중 가장 경제규모가 크고 안정적으로 여겨졌던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불안감의 임계치인 6%대로 치솟을면서 그리스의 이번 위기가 스페인 금융시장에 전염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유로존의 금융시장 신용경색의 지표로 보는 1년물 유로/달러 스와프 스프레드도 전날 23bp에서 이날 37bp까지 치솟아 지난 2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그리스 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 이 스프레드가 55bp였고, 2008년 리먼 브라더스가 붕괴했을 때는 120bp였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