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집회 자유 등을 보장하고 유치원 및 학원에서의 채벌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초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지난해 교육감 선거 후보단일화 뒷돈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초안을 공개해 사실상 조례 제정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를 천명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인권조례 초안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어 결국 삭제된 집회 허용나 두발ㆍ복장의 자율화 등 찬반이 엇갈리는 내용이 담겨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경기학생인권조례 제정 자문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생활지도정책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례 초안을 공개하고 이달 중 학생인권조례 최종안을 확정, 오는 11월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조례 초안에 따르면 학교에 이어 유치원과 학원에서도 체벌이 금지된다. 법령에 따르면 교육감은 학원 및 유치원에서 체벌을 방지하기 위해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자문위의 설명이다.

복장과 두발의 제한은 학생이 참여해 제ㆍ개정한 학교 규정 혹은 학생회 자치규제로만 가능하다. 또 특정종교를 건학이념으로 한 학교에 대한 입학ㆍ전학을 기피할 권리를 보장하는 등 종교의 자유를 담은 내용도 있다.

정규 교육과정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하에서 학생들의 집회의 자유도 인정된다. 다만 교내 집회의 경우 교육상 목적을 위해 최소한 범위에서 학교 규정으로 집회의 시간, 장소, 방법을 제한할 수 있다. 휴대전화 등은 소지할 수 있도록 하되 학생이 참여해 만들어지는 학교 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과도한 선행 학습을 요구할 수 없고 학생 의사에 반하는 자율학습, 방과후학교를 강제할 수 없도록 보장했다. 소지품 등 검사는 긴급한 경우에 한해 최소한으로 제한했다.

학생이 교사, 다른 학생의 인권을 침해할 경우 법령, 학칙에 따라 책임지도록 해 ‘학생의 책무성’도 강조했으며 교육감과 학교장이 ‘교사 수업권’을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라는 명문을 담았다.

조례안은 이같은 학생인권실현을 위해 시교육청에 20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된 ‘학생인권위원회’를 설치해 중요 인권정책과 인권침해 사안을 심의하도록 했으며 임기 3년의 상임직인 ‘학생인권옹호관’을 두고 인권침해 사건을 조사해 처리 결과를 공표하도록 했다.

교육청은 인권조례 제정으로 일선 교사들이 현장에서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 교사의 교권보호 제도 도입, 생활지도가 어려운 학생에 대한 지원 등 내용을 담은 ‘학교생활교육 혁신 추진계획안’을 함께 내놓았다.

그러나 곽 교육감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 “2억원을 줬다”고 밝힌 기자회견을 연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오전 학생인권조례 추진계획을 보고받았고 이후 자신과 상관없이 일정을 추진하도록 지시해 일각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8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안에 최종안을 확정해 20일 이상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 뒤 11월에 서울시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진보 성향의 교육ㆍ시민단체로 구성된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가 교내집회 허용, 두발 완전 자유화 등을 담아 내놓은 주민발의 조례안은 10월초까지 시의회에 상정된다.

시의회에서 시민단체의 주민발의 조례안과 교육청 조례안을 두고 협의를 거치게 된다. 올해 안에 조례안이 통과되면 내년 3월부터 각 학교에서 학생인권조례가 발효될 예정이다.

<신상윤ㆍ박병국 기자 @goooogy> coo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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