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제가 공매도 억제효과 크지 않아
유효성 논란 불거진 공매도 공시제,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 분석해보니…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공매도 공시제가 시행 직후 유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공시 이후 개미투자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매도가 대부분이었고, 기대했던 공매도 억제효과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공매도 상위종목에서 공매도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고, 공매도액도 늘어났다. 공매도가 주가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도 일부 종목에서만 나타났다. 공시제 도입 초반, 시장은 공매도와 혼전중이다.
▶공매도 공시제, 효과있나=8일 헤럴드경제가 공매도 공시제가 시행된 지난달 30일 기준, 공매도 잔고 상위 10개 종목인 OCI를 비롯해 호텔신라, 삼성중공업, 현대상선, 코스맥스, 두산인프라코어, 하나투어, SK증권, GS건설, 한솔테크닉스 등의 일일 공매도액 비중변화 및 주가변동을 비교분석한 결과, 제도 시행 이후 일주일 간 오히려 공매도가 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시제 시행 당일인 지난달 말, 이들 10개 기업의 전체 일별거래대금 대비 차입증권매도(공매도) 비중은 평균 6,48%였다. 하지만 공매도 현황이 공시된 다음날인 지난 6일은 11.85%로 2배 가량 비중이 증가했다.
10개 종목 중 8개 종목에서 비중이 늘었으며, 가장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은 하나투어였다.
하나투어는 8.37%에서 33.88%로 무려 25.51%포인트 뛰었다. 이밖에 코스맥스(11.51%포인트), GS건설(10.94%포인트)도 비중이 확대됐다.
비중이 감소한 것은 삼성중공업(-6.79%)과 OCI(-3.23%) 둘 뿐이었다.
10개 종목의 차입증권매도액도 일주일 동안 108억원에서 151억원으로 40.72% 늘어났다.
일별 공매도 비중과 공매도액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사실상 공매도 공시제 시행으로 개미투자자들이 기대한 공매도 억제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시제를 통해 특정 기관과 종목, 수량 등,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정보가 아닌 불충분한 정보가 공개됐다”며 “실적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공매도 상위 종목들이 2분기 실적개선이 예상된 종목들도 아니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의 주가하락을 예상해 공매도 비중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공시제를 통해 공매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논란 속 ‘공매도→주가하락’은…=공매도와 관련해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 ‘공매도→주가하락’과 관련해서는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일부 종목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호텔신라, 현대상선, 하나투어, SK증권, GS건설 등은 모두 공매도 비중이 늘어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 5개 종목은 공매도 비중이 평균 8.71%포인트 증가하는 동안 주가는 평균 2.33% 하락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현대상선은 공매도 비중이 3.09%포인트 증가하면서 주가는 5.10% 빠졌다. 호텔신라 역시 공매도 비중이 1.73%포인트 오르고 주가는 2.50% 내렸다.
OCI는 반대 패턴을 보였다. OCI는 공매도 비중이 3.23%포인트 줄어들자 주가가 1.77% 상승했다.
그러나 유의미하지 못한 사례도 나왔다.
삼성중공업은 공매도 비중이 6.79%포인트 줄었지만 주가는 3.06% 상승했고, 코스맥스는 공매도 비중이 11.51% 증가한 가운데 주가도 1.71% 올랐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한솔테크닉스도 공매도 비중이 늘었지만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때문에 일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주가하락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김예은 연구원은 “공매도에 주가하락을 예상하지만 주가는 예측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며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벤트, 수주나 실적호조 등 긍정적인 이벤트와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공시제 ‘지켜보자’=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공매도 공시제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럽다.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필요에 따라서는 제도개선이 검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공시의도는 공매도에 대한 반감을 잠재우고 공매도 비중을 낮추려는 것이었는데 며칠 사이지만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보완해 제도가 나아지지 않을까 예상해본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증권사가 공매도를 얼마나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것이고 기관은 롱숏전략을 위해 공매도 정보가 다 공개되는 것은 꺼릴 것”이라며 “이런 상충되는 부분들이 보완돼 긍정적인 방향의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시제가 시행된지 얼마되지 않아 처음엔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잘 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니 (제도에 대한)섣부른 판단은 이른 것 같다”며 “최소한 1개월 정도는 흐름을 보고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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