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맞은 법륜스님의 청년멘토링 ‘방황해도 괜찮아’는 ‘즉문즉답’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강연이다. 공개 카운슬링이라는 말이 적절하겠다. 지난 1년간 진행돼 온 프로젝트라 청년들 사이에는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있었고 여러 블로그에 법륜스님의 핵심 충고가 오르기도 했지만, 즉문즉답의 묘미는 현장에 가봐야만 느낄 수 있다. 감동과 변화의 느낌도 현장에서는 세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법륜스님과 나눈 얘기 들려달라시는데, 정말 뭐라고 말씀드릴 재간이 없네요. 동네형님처럼 편하게 얘기하시는데, 태산을 마주한 느낌...선문답도 아닌 일상의 평범한 단어인데, 말이 허공에 흩어지지 않고, 함박눈으로 내리는 느낌입니다”라고 했고, 작가 노희경은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는 법륜스님에게서 배웠다. 모든 바램(바람)을 내려놓고 이제는 지금 이순간 행복을 만끽한다”고 문답현장에 처하는 기쁨을 얘기했다.
▶즉문즉답의 묘미...“평범한 얘기가 함박눈으로 내린다”
‘방황해도 괜찮아’는 지난해 가을 법륜스님이 대구지역 청년들을 상대로 대구정토회 교육장에서 갈등과 고민을 들어주던 프로그램이 효시가 됐다. 이어 그해 11월2일부터 한달간 법륜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평화재단이 ‘시민, 시대를 묻다’라는 주제로 아카데미(교장 윤여준)을 열고 행사 말미에 진행한 ‘2030 청년세대의 사랑·정의·성공·행복·자유’ 토론회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방황해도 괜찮아’는 제대로 틀을 갖춘 멘토링 프로젝트로 자리를 잡았다.
당시 아카데미에는 방송인 김제동씨, 윤여준 평화교육원 원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경철 의사, 김홍신 작가, 윤명철 동국대 교수, 연기자 김여진씨 등이 참여했다. 참가자의 면면을 보면, 당시 평화재단이 던진 청년아젠다는 안철수 교수의 청춘콘서트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소통의 새 장을 열고,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었으며, 안교수-박시장을 정치의 중심에 서게 한 셈이다. <희망세상만들기 100강 문의 070-4015-8520>
1년을 맞은 ‘방황해도 괜찮아’는 11월3일 연세대 법학관에서 진행됐다. 400석 가량의 좌석은 이미 빈곳이 없었고, 뒷 공간과 통로 맨 땅에도 학생들로 가득찼다. 연세대 인근 시민들도 보였고, 대학을 마친뒤 직장 다니다 취업재수하는 졸업생도 적지 않았다.
‘행복하게 살아야지, 그래서 자기 운명을 바꿔야지’하는 법륜스님의 말이 담긴 짤막한 동영상이 끝난뒤 연단에 오른 법륜스님은 “친구가 친구에게 묻듯 고민을 얘기하라”는 첫 마디를 꺼냈다. 헤럴드경제는 안철수, 박경철씨 등의 젊은이와의 대화 자체를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해석하는 기성정치세력이 일부 존재하고 있음을 중시, 있는 그대로의 문답을 보여주기로 했다. 다음은 법륜스님과 청중 간 즉문즉답 내용.
▶“이번에도 안될 것 같은데, (울먹) 시험 3주 앞두고 집중이 안돼요.”
법륜= 성경, 불경 읽고 교훈 얻지요. 사실 경전은 그 당시 사람들의 고민에 관한 얘기였지요. 2000년, 2500년 전 얘기 꺼낼 것 없이, 여러분과 내가 묻고 답하는 것. 이게 경전입니다. 자, 합시다.
A씨(여)= 시험준비 때문에 학원에 있어야 할 제가 여기 있습니다. 중등교사 임용고시 2차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차시험에 붙기는 했지만 커트라인에 간당간당한 수준입니다. 작년에 졸업했고, 임용고시는 이번이 두 번째 도전입니다. 사실 연봉높은 직장에 합격하기도 했는데, 교사의 미련을 버리지 못해 그만뒀습니다. 그러나 1차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불안합니다. 이 공부를 계속해야 하나. 서른입니다. 결혼도 해야 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인생을 걸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3주후 시험인데, 집중이 안됩니다. 속상합니다. (울먹)
법륜= ..3주앞으로 다가온 취직시험 불안하다고 방황만 하실래요. 3주간 그냥 열심히 하고, 방황은 3주뒤에 하시면 되잖아요. 남은 3주간 방황하면 교사될 가능성은 낮아지는데, 3주간 공부에 전념하는게 좋지요. 3주간 열심히 공부하고 그 뒤에 방황하면 되잖아요. 세상이 다 내가 원하는 대로 안됩니다. 나경원 의원이 당선되고 싶었을까요. 설마 안되고 싶었겠어요. 안됐잖아요. 그러면 뜻대로 다시 도전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책임공방하잖아요. 옛날 얘기로 싸우고 있잖아요. 사실 우리 개개인은 생각보다 잘 나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잘난 경우는 10%밖에 안됩니다. 학생은 2차 시험 자격 얻은 것으로도 “잘 했다”고 생각하시고, 방황하지말고 집중을 해서 준비를 하세요. 안되면 포기하는게 나아요. 내년에 또 한다 생각하면 농땡이를 치게 된다. 떨어졌다고 낙담하지 마세요. 다른 일을 찾는게 나아요.
▶과학자 하고 싶었지만 종교인이 된 법륜 “과학적으로 종교를 보았다”
저는 과학자가 꿈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정반대인 종교인이 됐어요. 과학자가 꿈인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을 하고 있는 것이죠. 종교의 세계에선 현실과 거리가 먼 허황된 얘기, 죽어서 어디 가는 얘기, 귀신 얘기하잖아요. 과학을 꿈꾼 나로선 소름끼치는 일이었지요. 종교인이 된뒤 저는 “과학적으로 종교를 보면 어떨까” 생각했지요. 그래서 종교에서 90%나 되는 비과학적인 부분을 확 잘라버렸어요. 지금은 승려된 것이 잘됐다 생각하지만, 나는 과학을 포기한 것은 아니예요. 종교에 상식과 합리성을 도입했지요. 이렇게 여러분과 대화를 하고.
만약 A씨가 실패 끝에 교사를 포기하고 회사에 취직했다면, 사원 교육파트에서 일하는 게 가능할 겁니다. 어떤 영역이든 자기가 그토록 하고싶은 것은 작용하고, 개척하게끔 돼 있어요.
▶“하느님과 관세음보살은 성인이신데 서로 기피안해”
B씨(여)= 저는 사법시험을 일곱 번 도전 끝에 합격했습니다. 앞에 질문하신분께 말씀드리자면 저는 계속 도전하실 것을 권합니다. 자기 하고 싶은 것 해야 합니다. 언제 우리 밥 같이 먹어요. 저희 집안은 불교인데, 학교는 기독교 잖아요. 어머니는 밤낮으로 기도하시는데 그간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했어요. 아무래도 내가 학구열을 불태웠던 우리 학교 하느님의 은총 때문에 합격한 것 같은데..
법륜=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사 속에 먼저 있었기 때문입니다. 6000년전부터 환웅이 계셨고, 우리는 천손이라 불렸지요. 서양기독교를 떠나 ‘하느님이 보우하사’ 애국가에도 있잖아요. 여기서 하느님은 기독교의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입니다. 어떤 할머니께서 입시를 앞둔 손녀딸을 위해 절에서 기도하다가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나는 합격을 하라고 관세음보살을 애타게 부르는데, 손녀는 교회를 다니는데, 합격 못할까 걱정이다”라는 것이었지요. 제가 그랬습니다. “걱정마세요. 관세음보살, 하느님이 할머니 걱정처럼 그렇겠습니까. 그분들은 성인입니다. 적어도 성인께서 손녀딸이 교회 간다고 따지겠습니까. 속좁은 우리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할머니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시고, 손녀딸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세요”라고 했지요. 성인인 두분은 이미 누가 누굴 믿고 하는 것을 따지는 수준을 넘었지요.
▶자기 한계확인하기, 자기극복은 냉혹하게, 그리고 뛰어넘기
C씨(여)= 스님은 좋아하는 길 가라시는데, 아무리 해도 성적이 안오르면 그 길을 가야하나요. 자신감도 떨어집니다. 대학원을 갈까, 취직을 할까 고민입니다. 제가 불교신자라 백팔배를 매일 꾸준히 하면서 수행하는데 진로에 대한 교통정리가 잘 안됩니다. 심지어 삼천배도 시간날 때 마다 합니다. 그런데 진지한 마음이 들지않고 잡생각이 많고, 눈물도 나고, 심지어 삼천배 끝나면 뭘 먹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런 잡생각이 많은데, 4천배를 해야하는 건 아닌가요.
법륜= 가만히 있으면 잡생각 아는 것, 그게 정상이예요. 절 할수록, 명상할수록 더 생각이 떠오르지요. 현재의 감각을 다른일에 쏟으면 딴 생각은 잘 안떠오릅니다. 삼천배 중 1시간을 넘으면 혼미할 정도로 잡생각이 많아집니다. 이러면서 내게 번뇌가 이렇게 많구나 하는 현상을 알아차리는 것이지 백팔배 삼천배가 번뇌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면, ‘아, 어려움에 처하면 먹는 생각이 드는구나’라고 알아차리고, 평소에 잊었던 사람조차 마구 생각나면, ‘아 그사람에게 상처를 줬지, 아, 그사람 은혜를 잊고 있었구나’라고 깨닫는 거죠. 2000배쯤 하면 너무 힘들어 놔둘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아, 이게 내고비구나’라고 느끼는 것이지요. 삼천배 한다고 좋은일 일어나겠지 하는 것이 아니예요. 스스로 어려움을 만듦으로서 자기속의 저항을 자각하는 겁니다. 사람은 늘 집어치우고 싶을 때 핑계를 끊임없이 개발합니다. 카르마[karma 業(업)]가 저항하지요. 그 저항에 직면하면 ‘아 이게 내 한계구나’라면서 나를 발견하지요. 그러면서 ‘좋아, 이번엔 내가 얘를 넘어야 겠다’는 의지가 나오는 것이고요. 아침에 5시 기상을 못할 때 핑계를 자주 찾지요. 삼천배는 극복훈련이지요. 한계를 이겨내는 과정입니다. 나도 모르게 5시 기상을 넘기면 백팔배 횟수를 늘리세요. 300배를 하세요. 두 번만 그렇게 하면 5시에 벌떡 일어납니다. 자기극복은 조건없이 해야 합니다. 조건, 생각 따라가면 100% 합리화할 핑계를 만들지요.
▶환생자를 탐색하는 티벳 이야기...“비슷하고 호의적인 것 있다”
법륜=자격증이 필요한 것이 진로의 목표인데 자격증따기가 어려우면 자격증없이도 자기가 하고자 했던 일을 할 방법을 찾으세요. 내가 뭘하고 싶은지 모른다면,..지금 몇 살이라 그랬죠? (C씨가 25세라고 하자) 3년 정도 연습삼아 이것저것 해보세요. 석달만에 한번씩 다른일로 바꿔가면서...
티벳은 누가 죽으면 환생자가 있다고 여깁니다. 특히 달라이라마처럼 중요한 위치에 계신분이 돌아가시면, 어른들이 4년후에 환생자를 찾으러 다닙니다. 유아들을 상대로 탐문을 하는 거지요. 수많은 아이들 앞에 숱한 물건을 펼쳐놓고 아이들이 뭘 집나, 뭘 만지나 지켜봅니다. 몇몇 아이들이 추려지면 다시 나름의 검증방법을 동원해 돌아가신 달라이라마의 환생자를 어렵게 어렵게 찾습니다. 이게 맞다는게 아닙니다. 탐문자가 보기에 이런 검증과정을 거쳐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끌이는 쪽의 아이를 선택하게 됩니다. 실제 이렇게 선정하면 그 아이는 달라이라마가 되기에 그나마 가장 용이한 인물로 커갑니다. 진로를 선택할 때 수많은 옵션중에서 자기한테 더 호의적인 것을 찾으면 됩니다. 설사 전혀 호의적이지 않는 영역에 갔더라도, 거기서 다시 여러 부문중에서 호의적인 것을 찾으면 됩니다.
▶“동물들도 다 하는 섭리인데, 성년되어 의식주 자립안하면 그건 미성년”
법륜= 스무살이 넘으면 자립해야 합니다. 성년입니다. 자기행위에 대해 자기가 책임져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생존, 먹고 입고 자는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성년이 아닌 미성년자는 사람의 형상이지 사람이 아니기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성년은 자기 삶을 자기가 책임지는 것입니다. 이는 생물적 생명현상입니다.
성년이 이미 지난 대학생 여러분은 당분간 빌리고 갚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부모님과의 관계는 성인대 성인 사이이기 때문이지요. 밥값 얼마, 등록금 얼마이고 언제 어떻게 갚겠다 프로그램이 있어야 합니다. 그 프로그램에 대해 부모님께서 수용하시면 큰 절을 해야 합니다. 은행 융자 갚듯이 갚아야 합니다. 이자 좀 편의 봐달라고 할수 있겠지만, 원금을 까먹으면 절대 안되지요. 성년이면서도 미성년의 생활을 하게 되는, 성년답지 못한 생활을 하게 되는 이유는 ‘부모가 당연히 대준다’는 생각 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성년답지 못하면 온갖 번뇌가 생깁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사회 혼란야기…성숙되지 않았기 때문”
성숙되어야 합니다. 기능만 익혀서는 제대로 안되지요. 요즘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 보세요. 거의 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예요. 깡패가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건 전체의 10%도 안됩니다. ‘사람’이 안됐기 때문이지요. 부모님이 억지로 끌고 왔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설계를 안합니다. 심지어 사법연수원생들 조차 과외를 받는 안타까운 세태가 됐어요. 자기 책임의식이 없어서 방황하는 겁니다.
여러분, ‘일어나야지’하는 생각은 언제들죠? 누워있을 때 들죠. 일어나면 그 생각이 드나요? 안들죠. 누워있으면서 ‘일어나야지’하는 생각만 계속하는게 낫겠어요? 아니면 차라리 안 일어날 바엔 자는 게 낫겠어요? ‘일어나야지’하면 잠도 안와요. 잠이라도 자야요. ‘일어나야지’ 되뇌지 말고 그냥 일어나세요. 부모 믿고 성년노릇 못한채 고시 또한번 또한번 하면 그게 마약이 됩니다. 서른 다섯쯤 넘어버리면 그 어떤 것도 못해요.
▶“자존심이 너무 강해 고민이예요”...“혹시 교만아닌가요. 그러면 손해라는 것 자각하길….”
D씨(남)= 자존심이 강해 피해입을때가 있습니다.
법륜= 자존심이 강하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겠지요.
D씨= 네...그런셈입니다. 남한테 미안해서...고민 해결하려고...
법률= 안하면 되지요. 자존심이 강해서 손해 본 적이 있나요.
D씨= 별로 없어요.
법륜= 그럼 못 고쳐. 사람에겐 자존심은 있어야해요. D씨가 고민하는 건 자존심이 아니라 교만이겠지. 잘난 척 같은 것. 잘난 척 하면 내가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일 목적이었겠지만, 실제 인기가 떨어지고, 결국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자각하면 돼요...‘어 이러니 내가 손해네’라고 말이죠. 그렇다고 나를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자학은 좋지 않아요. 자각, 주위 환기만 하면 됩니다.
▶“안철수 대통령 나오나요?, 박원순 시장 실력이 있나요?”
E씨(남-노년층 또는 장년층의 시민)= 안철수 신드롬이라는게 있습니다. 그 분이 정치하는게 좋은지 아닌지 설명해주세요. 지지율 한자릿수였다가 안철수 교수 양보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실력이 되나요.
법륜= 청년들이 그 문제 궁금해 할까요. (학생들이 “예”라고 답하자, 잠시 생각한뒤) 여론조사는 인기투표와 비슷합니다. 인기투표가 아니라 뭘 뽑는 선거라면 다르지요. 실력은 좋은데 알려지지 못했다면, 인기 좋은 친구가 “여러분 이 친구 실력 있어요”라고 얘기해주면, 믿었던 사람한테 들은 얘기라 실력있다고 여기게 됩니다. 꼭 저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은 없지요. 시대흐름상 뭔가 새로운것을 고른다면 박원순이 낫겠다 해서 찍은 것 아닐까요. 제가 아는 박시장은 거시적인 큰 틀은 생각을 안하고 미시적인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것은 연구를 잘 합니다. 정치논쟁에는 약합니다.
젊은이들이 요즘 절에 잘 안옵니다. 불교만 그런줄 알았더니 교회나 성당에도 잘 안다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기성종교가 ‘비상식적’이라고 느끼는 거예요. 청년들은 기성의 논리에 많이 상처를 받았고 기성을 거부할 통로를 찾던중 안철수 교수를 본거예요. 청년의 욕구를 분출할 통로가 안철수였던 것이죠. 내가 산사에 처박히지 않고 여기서 여러분들을 만나 뭘합니까. 우리는 경전이나 정치학, 이념이 아니라 ‘삶의 문제’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인기투표하는게 무슨 정치냐’라고 말하는 건 기성정치인의 시각일 뿐입니다.
▶“방 청소라도 하자”
F씨(남학생)= 요즘 견문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법륜= 한 오십 됐습니까. (웃음)
F씨= 하고싶은일 해야할일이 많습니다. 인간관계도 잘하고 싶고, 과제도 문제없이 내고 싶고...그런데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법륜= 자기 생존에 책임을 져야할 시기에 부모님이 대주는 것에 의탁하는 상황인데, “독립한다”고 딱 마음먹으면 부모님이 가장 고마운 사람이 됩니다. 집에가서 방청소 하나만 해보세요. 부모님은 “우리 애 다 컸구나”라면서 숱한 걱정중에 몇가지를 내려놓으십니다. 평소 쓸데없이 늦게 와서 토하고, 아침에 늦잠자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은 “쟤 혼자 내놓으면 살아갈까” 걱정하실 겁니다. 뭐든 자발적으로 하세요. 공부하기 싫으면 학교 그만두면 됩니다. 앞으로 점차 학벌 중시 안하는 사회가 됩니다. 공부도 해야겠고 운동도 해야겠다면, 2㎞되는 거리 걸어오세요. 차타고 와놓고는 공부하다말고 운동한답시고 괜히 운동장 2㎞뛰지 말고. 생산적 회식 좋습니다. 사회정의를 토론하고 세상변화를 논하는 술자리는 정말 소중하지요. 연애를 하면 공부를 못하게 된다? 그건 아닙니다. 공부가 더 잘 되지요.
▶등교할때 2㎞ 걸으면 되지, 운동한답시고 공부하다 2㎞ 따로 걷는 바보
이런 경우 많습니다. 공부한답시고 완벽하게 준비합니다. 물 떠 놓고, 화장실 미리 갔다오고, 오늘 볼 책들 순서대로 책꽂이에서 빼 진열해 놓는등 만발의 준비를 합니다. 이러느라 40분 정도 걸립니다. 그래 놓고는 책상앞에 앉아 졸기 시작합니다. 공부하다 물먹으로 가면서 어깨펴고, 운동삼아 방청소도 하세요. 그냥 하는 겁니다.
현재의 행복과 재미, 미래의 행복이 있습니다. 현재의 재미에 너무 몰두하지 마세요. 미래의 재미를 위해 어떤 필요성을 자각하면 기쁨이 옵니다. 돈이 목적이면 일이요, 돈거래가 없으면 놀이입니다. 노동의 해방은 노동의 놀이화입니다. 자기가 주체가 되는 것이지요. 예수님은 누가 5리가자하면 10리를 가겠다 하고, 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까지 벗어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마음을 그렇게 쓰면 상황의 주인이 됩니다. 불교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입니다.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 지금 있는 그곳이 바로 진리이다는 말이지요. 주인이 되면 행복해 집니다.
▶취업낙방생, “스님도 다른 연사가 박수를 더 받으면 섭섭해지는 건 저와 같죠?”...그리고 그는 웃었다.
G씨= 제 기준으로는 저 보다 못하는 것 같은데 친구는 붙고 저는 늘 직무적성에서 떨어집니다.
법륜= 나는 내가 최선을 다하면 됐지, 채용은 그들이 합니다. 불만 가질 것 있나요. 그들 마음에 들면 됩니다. 원서는 내가 내지만 평가는 그들이 합니다. 여기에 연연하기 시작하면 위축되고 몸 사려집니다. 나도 나와 비슷한 처지의 강사가 말을 할때 우뢰와 같은 박수가 나오면 마음이 섭섭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자학하면 안됩니다. 비교하는 심리가 안일어날수는 없지만 나는 최선을 다하고 그들은 평가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불편함도 강도가 약해진다. 세상 사람들이 같이 살려면 인정할 것 인정하고 이해할 것 이해해야 한다.
G씨= 스님말씀 고맙습니다. 스님도 분명히 다른 연사가 박수를 더 받으면 섭섭해 지는 거죠? 그건 제 심정과 같은 거죠?
법륜= 그럼요.
G씨=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밝게 웃으며 퇴장)
법륜= ‘법륜도 그래봤자 나랑 같구나’는 생각으로 위로를 받으셨군요. (웃음)
▶“어릴적 그렇게 잘 돌봐줬는데...이제와서 날 배신” vs. “이젠 안돌봐도 되겠구나 하고 놔둬라”
H씨(여)= 엄마가 힘들어하던시절 언니로서 내가 잘 돌봐줬던 여동생이 요즘 나를 무시해요. 내가 여러 어려움으로 우울해지기도 했는데, 내가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니까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해요. 그래서 배신감이 들어 몇대 패버릴까 생각하다가 그래선 안되겠다 싶어 그냥 저도 무시합니다. 가끔 내가 그애 한테 잘해줬던 옛생각을 하면 인면수심이라는 생각마저 들어요.
법륜= 지가 알아서 살게 놔둬라. 아, 이젠 내가 안돌봐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놔둬라.
H씨= 결국 동생이 날 이용해 먹은 것이잖습니까.
법륜= 어릴적엔 어린애니까 의지했겠죠.
H씨= 동생은 자기 생각만 합니다. 이제 더이상 언니한테 뜯어 먹을게 없다고 생각하나봐요.
법륜= 도움이 더이상 필요없으니 떠난 거지요. 배신한 건 아니예요. 혹시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면 잘못된 생각입니다. 떠나는 사람, 나가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는 아닌지 돌아보세요.
H씨= 그래도...(그녀는 퇴장했다. 그리고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뭔가 한참을 생각했다. 그간 어려움이 많았을 것임은 그의 표정에 잘 드러나 있었다.)
▶헤어지자 해놓고 다시 잡으니 떠난 남친...“연애연습했다 생각하세요”
I씨(여)= 다른 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해 남들이 선망하는 대학병원의 간호사를 하다가 최근 그만뒀습니다. 3교대 근무 너무 힘들었어요.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제대로 잘 수가 없었고... 힘드니까 제 스스로 부정적으로 변했습니다.(울먹) 스트레스가 쌓이던중 남자친구와 헤어졌지요.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후회가 되어 다시 붙잡으니, 남자친구의 마음은 이미 가버리고 돌아오지 않았습니다.(소리내 울음) 연세대에 편입했지요. 다시 간호학과입니다. 진로를 바꿀까 생각도 했지만... 그런데 배운게 간호학입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법륜= 그냥 (연대 간호학과) 다니세요. 남친과 헤어진 것을 병원에 보복한 것 아닌가요.(미소)
I씨= (피식 웃은뒤) 병원서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남친이 나의 스트레스를 안받아줘 섭섭했답니다.
법륜= 재미있게 지냈으니 고마워...라고 생각하세요. 돈 들여 제비를 구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좋아 산에 가지만, 산은 나를 좋다고 합니까. 연애를 하려거든 그냥 사랑하세요. 연애 연습을 했다고 생각하세요. 지나간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십시요. 상처가 되면 생활에 큰 장애가 됩니다.
I씨= 병원을 그만둔건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골 들어가도 던지고, 골 안들어가도 던지고. 시행착오하세요. 연습같은 방황 하세요.”
법륜= 병원 다니면서 돌아 볼 수 있는데...실컷 놀고 다시 취직하면 되겠어요. 인생은 연습입니다. 농구연습 보셨지요. 들어가도 또 던지고, 안들어가도 또 던지고...다시 하고 다시 하고. 내일 본게임 하나 있다해도 그거 끝나면 다시 공 던지고 또 던지고...시험이든 연애이든 실패를 하면 또 시도하고 그런 겁니다. 사건을 경험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먼 훗날 여러분은 뭐라고 후회할까요. 실컷 놀걸 이라고 할까요. 공부 실컷 해봤으면 하고 후회할까요. 젊은이들은 방황해도 됩니다. 시행착오도 봐줍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해보고 또해보고..이것도 만끽하세요. 착오는 있어도 실패는 없습니다. 좌절, 절망하지 마세요. 열번해야 할 걸 겨우 두번 해놓고 좌절하는 것은 말이 안되요. 욕심이 크면 좌절감이 생기지요. 끊임없는 도전, 연습, 경험을 하면 실패는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날 영상물에는 이런 글귀가 흘렀다. “최선을 다했으니까 후회가 없잖아...방황해도 괜찮아...그게 청춘이야”
<함영훈 선임기자 @ hamcho3>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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