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주마 생산농가 ‘챌린저팜’ 목장주 이광림씨
1세대 경주마 생산자 부친에 50년 노하우 온몸으로 배워 산 개간한 초지에 말 방목 최적의 성장 조건 마련 결실
마리당 평균상금 8300만원 고소득 축산농가 롤모델로
“한국인의 끈기로 세계 최고의 명마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최근 한우 값 폭락으로 전국 축산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시작한 경주마
생산으로 부농의 꿈을 이룬 이가 있다. 해발 610m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 중턱에서 경주마 생산농가
‘챌린저팜’(제주시 봉개동)을 운영하고 있는 이광림(36) 씨가 주인공이다.
이 씨가 지난해 경주마로 벌어들인 매출액은 10여억원이다. 웬만한 중소기업 못지않은 소득을 올리며 경주마 생산에 뛰어든 지 10여년 만에 성공한 축산인으로 거듭났다. 또 1만65289㎡(5만평)의 소규모 목장에서 시작한 그는 챌린저팜을 5배가 넘는 82만6446㎡(25만평)의 대규모 경주마 목장으로 일궈냈다.
하지만 이 씨의 성공은 어느 날 일확천금처럼 얻어진 것이 아니다.
이 씨의 아버지는 15세부터 말 생산에 뛰어들어 50여년을 바친 1세대 경주마 생산자였고, 각종 노하우를 아들에게 전수해줬다.
이 씨가 성공을 거둔 비결은 단순하지만 원칙에 충실한 우직함에 있었다. 이 씨는 산을 개간해 초지를 일궈가며 말 키우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시키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초지는 말이 달리기 편하도록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뛰놀면서 수시로 풀을 뜯어 먹으며 다양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말의 성장에 최적의 조건을 만든 것이다.
이 씨는 “경주마는 어릴 때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근육과 관절을 쓰면서 충분히 뛰어야 골격이 고루 발달해 경주로에서도 잘 달릴 수 있다”며 “앞으로도 충분한 초지를 더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가 지금까지 생산한 경주마는 90여마리. 이들 경주마는 서울ㆍ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통산 1078전 123승을 거뒀다. 경주마 한 마리당 평균 수득상금은 무려 8300만원이었다. 일반경주마 평균 상금(3300만원)보다 5000만원이나 많았다. 경주마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그가 키우는 다른 말의 몸값도 함께 올랐다.
그는 망아지를 키움에 있어도 자식 키우듯이 애정을 쏟았다. 아침저녁으로 양질의 사료를 먹이고, 체온을 체크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일과다. 젖 물리기를 힘들어하는 씨암말이 망아지를 뒷발로 차는 것을 막으려고 사흘 동안 말과 함께 마방에서 자기도 했다.
최근엔 미국 켄터키 핀오크스 목장에서 1억원을 주고 씨수말 ‘스트라이크어게인’을 사왔다. 그는 “과거엔 일본에서도 경마는 사행사업 취급을 받았다. 좋은 혈통의 씨수말을 구입해 교배하면서 일본산 경주마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지금은 세계적인 경마 강국이 돼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가 아닌 외국의 유명 경주에서 우승할 수 있는 명마를 탄생시키는 것이 큰 목표”라고 말했다.
경주마 생산 사업은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600㎏ 한우 수소의 가축 시장 평균 거래가격은 490만원, 송아지는 170만원이지만 국산 경주마의 평균 가격은 3400만원이다.
뛰어난 혈통과 체형을 갖춘 1세마는 최고 1억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 국내 소나 돼지 생산농가는 점차 감소 추세지만 경주마 생산농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이유다. 2000년 98개에 불과했던 농가는 지난해 말 216곳으로 늘어났다. 경주마 생산 역시 658두에서 1363두로 배나 늘어나 연평균 생산 증가율 4.3%를 보이고 있다.
준비 없는 말 생산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주마를 생산하는 것을 소나 돼지처럼 가축 생산의 개념에서 시작하면 실패할 수 있다”며 “자신만의 경주마 생산 노하우와 경마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고 시작해야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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