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대한 애플의 특허소송 전략이 바뀌고 있다.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1년 가까이 특허소송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여러 건의 특허침해를 주장해오던 것과 달리 최근들어 일부 소송을 취하하는 등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사용자환경(UI), 디자인 등 다량의 특허소송으로 ‘특허 남발’이란 얘기까지 들었던 애플이 ‘선택과 집중’으로 돌아서면서 장기간 이어진 특허소송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 변호사를 대거 채용해 놓고도 소송 취하까지 하고 있어, 최근 연이은 패소로 누적된 출혈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자신 있는 특허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강공을 취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특허는 협상을 택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4일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5건의 특허침해 소송 중 한 건을 통째로 취하했다. 또 다른 두 건에 대해서는 특허권리 범위를 대폭 축소했다.

이는 오는 6월 결론이 날 ITC 판결에 앞서 최근 특허침해 청구범위를 조정하는 과정(claim construction)에서 나왔다. 청구범위 조정은 미국 특허 소송에서 일종의 중간 절차로 통상 자사가 주장한 특허전략을 다듬는 기회로 사용된다.

애플은 여기서 푸시버튼과 관련한 특허를 전면 철회했다. 국제특허전문가 플로리언 뮐러는 “이 특허는 애플이 오랜 기간 주장해 온 것으로 실제 다른 법원에서도 판사를 설득할 수 있는 무기로 예상됐는데 애플이 이 특허를 들어낸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플러그 감지 메카니즘과 터치스크린 관련 특허에 대해서는 그동안 주장했던 권리 범위를 대폭 축소했다. 특히 터치스크린의 경우 애플이 자신 있게 삼성전자의 침해를 주장했던 사용자환경(UI) 부분이어서 이 역시 애플이 주무기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총 4건의 특허 소송으로 삼성전자와 맞붙게 됐다. 이 중의 2건도 특허 권리 범위가 대폭 줄어들게 됐다. 특허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애플의 추후 특허전략이 점점 양보다는 핵심 특허를 솎아내는 간소화 전략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허전쟁’의 저자인 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장기 소송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한 애플로서는 특단의 결정이 필요했을 것이다. 특히 자신 있게 주장했던 특허를 포기하는 것은 본 소송에서 삼성과 부딪혀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결국 쟁점을 단순화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엄격하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 ITC 심의 관행도 작용해 애플이 일부 특허를 포기하면서까지 소송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소 취하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도 “애플이 재판을 빨리 진행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협상이라는 또다른 트랙으로 특허문제를 풀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실제 앞서 외신들도 애플이 삼성전자나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상대로 자사가 보유한 특허에 대해 사용료(로열티) 지불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특허 사용료로 스마트폰 대당 5~15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또 지난해 말 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 관련 잠재적 상호 사용료 지불(크로스 라이센스)을 놓고 모토로라모빌리티와 비밀리에 논의하기도 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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