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사찰의 증거인멸 의혹을 풀 핵심인물인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20일 재판에 넘겨진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부장검사 박윤해)는 이날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을 증거인멸 교사 및 공용물손상 교사 혐의로 구속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010년 검찰의 1차 수사 당시 장진수 전 주무관을 시켜 총리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는 등 증거를 없앤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장 전 주무관은 “최 전 행정관이 검찰의 압수수색 이틀 전인 2010년 7월 7일 대포폰으로 전화를 걸어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 후에도 이들의 불법사찰 개입 여부를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이들에 대한 혐의가 추가될 여지를 남겨뒀다.
장 전 주무관의 폭로로 민간사찰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비서관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스스로 증거인멸의 ‘몸통’임을 주장했다. 이 전 비서관은 ‘국가 중요 정보의 외부 유출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증거인멸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언급한 최 전 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 “장 전 주무관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이 꾸며낸 말”이라며 윗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처럼 이들이 범죄행위는 인정하면서도 범죄의도는 한사코 부인하는데다 사건의 전모를 밝힐 ‘비선’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사실상 총지휘한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을 뒤늦게 지난 16일 구속했지만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수사에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장 전 주무관과 최 전 행정관 간 대질심문은 서로 엇갈리는 주장 가운데 어느 쪽에 더 신빙성을 둘지 판가름하기 위한 검찰의 노력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들의 기소로 1라운드를 마무리 짓고 2라운드에 돌입하게 됐다.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총액 1억1000만원의 입막음용 자금의 출처, 광범위하게 자행됐다는 불법사찰의 규모와 실체, 증거인멸 및 불법사찰을 지시한 윗선을 파헤치는 것이 과제다.
사안의 성격상 윗선은 청와대 또는 정권 실세급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정권 실세인 박영준(52)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2010년 7월 23일 밤 이인규(56) 공직윤리지원관 등이 구속된 직후 최 전 행정관의 차명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온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KㆍC 비서관이 L(이 전 비서관)에게 불법사찰의 증거인멸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긴 진 전 과장의 서면진술서도 조사 중이다.
임태희 전 실장은 고용노동부에서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뒤 2010년 9월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이 전 지원관과 진 전 과장의 가족에게 금일봉을 전달해 논란이 됐다.
조용직ㆍ김우영 기자/yj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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