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오너와 계열사 전문경영인이 벌이는 이례적인 파워게임이 장기전 양상으로 가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체육복권 사업자 스포츠토토의 박대호 대표 얘기다. ‘자르겠다’와 ‘못나간다’로 팽팽히 맞선다.

공방의 배경은 토토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 소재다. 토토의 경영관리 부장 김모(구속)씨와 조경민 전 오리온 사장이 6~7년 전에 벌인 100억원을 훌쩍 넘는 회삿돈 횡령 등이 최근 검찰수사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토토 주식 66.7%를 들고 있는 대주주 오리온은 박 대표를 해임키로 하고 지난 7일 토토 이사회를 소집했다.

그러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21일 이사회를 속개키로 했다. 토토의 이사진 일부가 해임안 상정 전 “검찰 수사 등이 끝나지 않았는데 책임을 박 대표에게만 묻는 건 맞지 않다”며 “오리온 그룹 차원의 자체 감사까지 진행해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고 의견을 내 표결로 통과됐다.

오리온은 발끈했다. 담철곤 회장 판단에 따라 지난 3월 30일 이사회에서 ‘박대호(영업 담당)ㆍ정선영(오리온 부사장ㆍ재무 인사 담당)’ 각자 대표체제를 성사시키려 했으나 무산된 데 이은 것이어서다.

담 회장의 한 측근은 “대주주로서 인사권이 있는데 박 대표 해임ㆍ임시주주총회 소집건이 상정조차 되지 않은 건 말이 안 된다”며 “토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회장이 결정한 인사에 반기를 든 경영인을 어떻게 가만히 둘 수 있겠냐”고 했다.

오리온은 토토 이사회와 별도로 박 대표 해임을 위해 지난달 30일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주총을 허가하면, 오리온이 보유한 토토 주식수로 볼 때 박 대표 해임안은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박대호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회사의 비리 관련) 나로서는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부당한 일(해임)에 대해선 저항할 것이고, 절차에 의해 믈러나야 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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