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저축은행 회장들에게 명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비리에 도움을 준 이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실제 대출을 받은 저축은행 회장들이 대출을 갚을 수 없게 되면서 빚 독촉을 받게 되자 자기 빚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W사는 지난 5일 솔로몬저축은행을 상대로 대출계약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W사는 지난해 9월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60억원을 대출받아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 전달했다. 저축은행은 다른 저축은행의 대주주나 임원에게 대출을 해 줄 수 없다고 규정한 상호저축은행법을 피해간 것이다. 이 자금은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로 부실을 감추는데 쓰였고 이러한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W사 측은 소장에서 김 회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명의를 빌려줬을 뿐이라며, 채무부존재확인 판결이 나기까지 가압류 등을 하지 말 것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는 정형외과 의사 한모씨가 미래저축은행을 상대로 채무부존재소송을 내기도 했다. 한씨는 지난 2003년 3월과 6월 한씨 본인과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직원의 명의를 김 회장에게 빌려주고, 총 7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했다. 한씨 역시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연체 정보가 등록되고 금융거래에 제약을 받자 이 같은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편 지난 15일에는 A사가 보해저축은행 파산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졌다. A사는 지난 2006년 5월과 12월에 오문철 보해저축은행 대표이사의 부탁을 받고 명의를 빌려줘 45억원의 대출을 받도록 도워줬다. A사 측은 소장에서 “2008년부터 보해저축은행 쪽에 여러차례 차명대출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대출금만기상환통보가 오기 전까지는 대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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